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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과제 및 리포트/실용한의학-생물학과

12장 양생학

by 찬재 2009. 8. 11.

사람이라면 누구나 만수무강과 무병장수를 꿈꾸는 것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당연한 이치일 것이다. 과학과 문명의 발달로 생활환경이 나아지고 첨단 의료기술과 의약품이 개발되면서 평균수명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각종 난치병과 전염병 성인병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게 현실이다.

 어쩌면 그동안 의료계는 질병을 어떻게 고칠 것인가에 몰두해왔지 삶을 어떻게 윤택하게 하며 건강한 장수를 누리게 할것인가에는 다소 무관심했다고 본다. 이러한 문제점으로 병든 노인들이 늘어나서 고령화 사회가 갖는 각종 문제점들이 노출되고 있다.

 결국 질병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면 질병에 걸리지 않을 것인가는 더욱 중요하다. 이러한 의료계의 통찰력은 오늘날 치료의학 중심의 의료체계를 서서히 예방의학 중심의 시스템으로 전환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나라의 경우 치료 중심으로 기울어진 체계이다. 한의학은 다소 예방의학적인 측면이 강한 특성이 있다. 한의학의 예방의학 영역이라 할 수 있는 것이 양생학인 것이다.

 양생에 관한 문제를 최초로 그리고 독립적으로 다룬 의학서적은 비급천금요방과 비급천금익방을 꼽을 수 있으며 퇴계 이황 선생의 저서인 활인심방의 경우 대표적인 양생서인 것이다.

 그러나 동의보감에도 치료 이론뿐만 아니라 양생술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내경편에 괴경이라는 사람이 연진법이라는 양생술을 실천하여 120세까지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양생과 양성

  양생법에는 시대마다 나라마다 다양한 방법이 등장한다. 대체적으로 양생의 분류는 물이나 음식등 먹는 것을 조절하여 생명을 기르는 식양생(食養生)이 있고 기공 도인 안마와 같은 운동이나 몸놀림을 이용한 신양생(身養生)이 있고 정신과 마음을 다스려서 신체의 건강을 유지시키려는 각종 호흡법이나 명상과 같은 심양생(心養生)이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양생법하면 육체의 건강만을 관리하는 쪽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없지 않지만 옛부터 양생(養生)은 양성(養性)으로 부터라는 말이 있듯이 육체 건강보다도 정신건강 내지는 마음의 건강을 우선시했던 것이다.   

 한의학에서는 일찍부터 어떠한 병이든 그 근원은 마음에서부터 온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 한의학에서는 마음을 두 가지로 나누어 설명한다.

하나는 물질적으로 보이는 유형의 심(心)이고 또 하나는 정신세계인 무형의 심(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쉽게 말하면 움직여 활동하고 있을 때는 정신활동이 주가 되며, 수면을 취하고 있을 때는 최소한의 신체유지를 위해 심장이 활동함을 말할 수 있다. 여기서도 신체활동에 필요한 유형의 심장을 포함한 정신세계를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서양의학에서 다루고 있는 심신상관의학(心身相關醫學)도 단순히 육체와 정신을 분리하여 사고하였던 과거의 모순을 해결하기 위한 새로운 의학이라 할 수 있다.

 최근 『마음의 의학』이란 책을 저술한 칼 사이몬튼과 같은 사람도 인간의 각종 질병은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주요 원인이며, 최근에 만연하고 있는 만성병, 암, 성인병도 정신적 스트레스에 기인된다고 하였다. 특히 암의 결정적 요인을 외부적 인자보다도 내부적인 스트레스에 의한다고 하였다.

  마음에 대한 조종은 남에 의해 이루워지는 것이 아니므로 자기자신에 대한 수양이 반드시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예를들면 이퇴계의 활인심방도 양생에 대한 설명을 마음을 닦는 양성부터 가르치고 있다.

 

 명나라때 주권이 저술하여 14세기말에 간행된 양생서인 구선활인심방이라는 책에는

"옛적에 신성한 의사들은 미리 사람의 마음을 다스려서 병이 나지 않게 하였는데, 지금의 의사들은 단지 사람의 병만 치료할 줄 알고 마음을 다스릴 줄 은 모르니, 이것은 근본을 버리고 끝을 쫓는 것이며 근본 원인을 치료하지 않고 나타난 증상만을 치료하여 병을 낫게 하려고 하는 것이니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비록 일시적으로 요행히 나았다고 하더라도 이것은 세속의 서투른 의사들의 치료법이니 족히 취하 것이 없다"고 하였다.

  태백진인이 말하기를 "병을 치료하려면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하니, 반드시 마음을 바로잡아야 도를 닦아 병을 치료할 수 있다. 환자로 하여금 마음속에 있는 의심하고 염려하는 생각과 일체 헛된 잡념과 불평과 너와 나라는 생각을 다 없애버리고, 평생 저지른 지난날의 죄과를 뉘우치게 하고, 그리하여 몸과 마음을 편안하게 해서 자기의 마음이 자연의 이치에 부합되게 한다. 그렇게 오래하면 결국 정신이 통일되어서 자연히 마음이 편안해지고 성품이 화평해진다. 이렇게 되면 세상의 모든 일은 다 공허한 것이고 종일 하는 일이 모두 헛된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면 또한 내 몸이 잇다는 것도 다 환상이며 화와 복이 다 없는 것이고 살고 죽는 것이 다 한갓 꿈과 같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하여 모든 것을 깨닫게 되고 모든 문제가 다 풀리게 되며 마음이 자연히 깨끗해지고 병이 자연히 낫게 된다. 이렇게 된다면 약을 먹지 않아도 병이 스스로 다 낫게 된다. 이것은 진인이 수양하는 방법으로 마음을 다스려서 병을 치료하는 훌륭한 방법이다"라고 하였다.

  또한 말하기를 "지인(至人)은 병들기 전에 미리 고치고 의사는 병든 후에 치료한다. 병들기 전에 고치는 것을 치심(治心) 또는 수양이라고 말한다. 병든 다음에 치료한다는 것을 약이(藥餌) 또는 폄설(  ) 이라고 말한다. 치료방법은 비록 두 가지가 있으나 병의 근원은 하나이니 반드시 마음으로 인하여 생기지 않는 것이 없다."고 하였다.

 마음의 이치를 알기 쉽게 설명해 보면, 사람이 마음으로 뜨거운 불을 생각하고 있으면 몸이 더워지고, 찬물을 생각하고 있으면 몸이 차가와 지고, 두렵고 무서운 일을 생각하면 머리털이 일어나고, 놀라면 식은땀을 흘리며, 겁이 나면 떨리고, 부끄러우면 얼굴이 빨개지고, 슬프면 눈물이 나고 , 탐하면 마음이 들뜨고,  슬픔을 당하면 울고, 웃으면 얼굴이 고와지고, 울면 얼굴이 일그러지고 흉해지는 것이다.

이상의 것들은 낮에 볼 수 있는 일들이며 밤에는 낮에 겪은 일이 꿈에 나타나고 잠꼬대도 하며 꿈에 남녀가 교합하는 꿈을 꾸면 몽정을 하기도 한다. 놀라거나 화가 극심하여 병이 생긴 경우는 발광하여 벌거벗고 담을 넘어 지붕위로 오라가 신(神)을 부르고 귀(鬼)를 보면 울다가 웃다가 노래하기도 하고 춤을 추기도 하는데 이것 또한 모두 마음의 병에서 생기는 것이다.

 

태백진인이 말하길, 몸의 병을 고치려고 하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 하였으니 먼저 마음을 바르게 하여야 도(道)에 이를 수 있음이다. 병자로 하여금 먼저 그 마음 가운데의 의심과 염려, 잡념 등 일체의 그릇된 생각과 불평과 차별심을 다 버리게 하여 이제까지 지은 모든 죄악과 과실을 회개하여 몸과 마음을 자연에 맡기고 자연과 하나 되기를 오래하면 신(神)이 잘 모시어 마음이 평안하고 평화로워져 세상만사가 공허하여지고 하루하루의 일들이 모두 망상임을 깨닫게 되며, 몸도 마음도 헛된 것이고 화복이 따로 없으며 생사가 모두 하나의 꿈에 지나지 않음을 알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마음으로 깨닫고 시원함을 느끼면 마음이 절로 맑아지고 병은 약을 먹지 않아도 저절로 나아 버리는 것이니 이것이 바로 진인(眞人)이 도(道)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병을 고치는 큰 법칙이다.

 대개 진인의 가르침은 천지의 마음을 자기 마음으로 삼으며 수많은 사람을 살리는 것을 그 사명으로 삼는다. 마음이 하늘과 더불어 한 가지 이니 이치를 체득한 사람이라야 스스로 밝아서 사람들의 미혹한 마음을 능히 열어 줄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 잔의 물로서 능히 의원이 고치지 못하는 모든 병을 고질 수 있으니 어찌 이것이 물의 역할에 의한 것일까. 실로 도의 운용에 의한 것이다.

마음과 질병의 상관 관계

마음의 변화와 질병의 상관관계를 좀더 구체적으로 다뤄보자.

 마음의 변화에 따라 병이 발생할 수도 있고 건강을 누릴 수도 있다. 마음의 변화에 따른 표현은 한의학에서는 칠정과 육욕으로 표현하고 있고 이들을 병을 발생시키는 원인으로 규정하고 있다. 특히 칠정은 오장과 관련시켜서 소개하고 있으며 그 내용은 즐거움, 노함, 지나친 걱정, 지나친 생각, 슬픔, 공포감, 놀라움 등이다.

 즐거움은 오장 중 심(心)에 속하며 지나치면 폐(肺)도 상하게 된다. 따라서 지나친 즐거움은 양기를 손상시켜 광기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득효방』에서는 즐거움이 지나쳐 심(心)이 손상된 경우에는 빨리 걷거나 오래 서있지 못한다 하였다.

 노함(怒)은 오장 중 간(肝)에 속하는데 노함이 지나치면 기가 위로 침범하여 정신이 혼란하게 된다. 이는 정상적인 판단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이성을 잃은 상태라 할 수 있다.  노함으로 간이 손상을 입게되면 열기가 가슴으로 모여 참기 힘들 정도로 가슴이 답답하고 호흡이 곤란해진다 하였다.

 지나친 걱정은 오장 중 폐(肺)에 속한 감정으로 비장에 영향을 주어 비기가 잘 순환하지 못하여 가슴이 답답하고 사지가 무겁고 가라앉으며 심하면 들지 못한다. 만약 지나친 걱정으로 폐가 손상되면 기가 순행이 안되어 누워도 불안하고 편하지 못하게 된다.

  지나친 생각은 오장 중 비(脾)에 속산 감정으로 과도한 사색으로 비를 상하게 되면 기가 한곳에 머물러 움직이지 않게 되므로 복부한가운데 덩어리가 생겨 이로 인해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가 잘 안되어 배가 불러지고 손발이 무거우며 심하면 무력해진다, 이퇴계선생도 책을 많이 보고 사색을 많이 하여 일종의 소화기 질환인 못 먹고 마르는 병이 생긴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슬픔은 오장 중 폐에 속한 감정으로 결단력과 투쟁력을 주관하는 간이 허약해지면 슬픔이 발생되는데 과도한 슬픔으로 가슴이 손상되면 정신적으로 건망이 심하여져 친지를 잘 못 알아보고 물건 둔 곳을 찾지 못하며, 신체적으로 근육에 경련이 잘 일어나며 팔다리가 붓게 된다고 하였다.

  공포감은 오장 중 신(腎)에 속한 감정으로 정신을 산란하게 하고 수습이 잘 안 된다. 지나친 공포감은 신을 손상케하여 호르몬 생성에 영향을 주어 관절과 뼈의 병을 발생시키기도 한다. 손발이 차게 되고 정액이 유출되는 것도 신장의 역할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놀라움도 오장 중간에 속한 감정으로 간의 소속 장기인 담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지나친 놀라움은 담을 상하게 하여 정신이 어찌할 바를 몰라 상황에 대한 판단력이 흐려지며 항상 작은 일에도 잘 놀래고 두려움과 불안감이 가시지 않게 된다고 하였다.

  이러한 일곱 가지 감정변화가 인간에게 질병을 줄 수 있다는 점은 바로 마음을 잘 조정하지 못하므로 발생되는 것이며 칠정의 발단이 되는 욕심들로 인해 피할 수 없는 결과를 맞게 되는 것이다.

  

  태백진인은 몸의 병을 고치려는 자는 먼저 그 마음을 다스려야 한다고 했다.  이는 최근에 현대의학에서 다루고 있는 심신의학과 일치하는 것으로 질병의 발생요인이 주로 정신적인 원인으로 발생되는 신체질환을 심신증이라고 표현한다. 이는 정신적인 요인으로 인해 신체적 증상을 야기하는 것으로, 사람이 화가 나면 심리적인 상태만 아니라 수반되는 중요한 신체적 반응이 따른다. 심장이 빨리 뛴다던가, 숨이 차던가,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각종 신체적 특징이 나타난다. 이러한 신체적 현상은 정신적인 요인이 제거되면 자연 소실되며 질병으로 취급되지 않는다. 그러나 기존의 현대의학은 물질적인 개념의 질병만을 강조하고 있어 이에 적응돼 환자들도 구체적인 병명에 집착하게 된다. 이러 현상은 결국 환자의 호소 증상이 바로 기질적인 병과 연관되고 이에 따른 치료방법으로 해결되지 못하는 만성질환으로 변하게 된다.

즉 환자가 갖고 있는 환경이나 정신적 요인을 고려하지 않은 결과라 할 수 있다.

  옛말에 마음으로 전한다는 말처럼 의사의 마음이 환자의 마음을 관찰하여 그 마음을 조정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진정한 의술이 아닌가 싶다.

 

한의학의 최고 고전인 황제내경 소문의 상고천진론(上古天眞論)에는 이러한 내용이 기록되어 있다.


황제왈 이 사람이 듣건데, 상고시대에 진인(眞人)이 있어 천지를 끌어 잡아쥐고서 음양의 이치를 파악하고, 정기를 호흡하며 홀로 서서 신(神)을 지켜 기육(肌肉)이 한결같은지라, 그러므로 능히 수명이 천지를 가릴 정도가 되어 끝나는 때가 있지 않으니, 이것이 도(道) 그 자체의 삶이요. 중고의 시대에는 지인(至人)이 있어 덕을 순박하게 하며 도를 온전하게 하여 천지의 음양에 화합하며 사계절의 변화에 맞추고, 세속을 떠나 벗어나서 정을 쌓아 신을 온전히 하여 천지사이를 노닐며 팔달의 밖을 보고 들으니, 이는 대개 그 수명을 더하여 강하게 하는 자니, 또한 진인에 돌아갈 것이오. 그 다음에는 성인(聖人)이 있으니, 천지의 조화로움 속에 자리하며 팔풍의 이치를 따라 즐겨서, 바라는 것을 세속의 사이에서 낮추어 맞추되 애태우고 성내는 마음을 없이하고, 행동하는 것이 세속에서 이탈하고자 아니하여 높은 자리에 오르며 공이 드러나더라도 그것을 세속의 눈으로 보려고 하지 않아 밖으로는 일로 형체를 수고롭게 하지 않으며, 안으로는 생각하고 그리는 근심이 없게 하여 마음을 편안히 하고 즐겁게 함으로써 힘씀을 삼아 스스로 만족함으로써 공을 삼으니 형체가 해지지 않으며 정신이 풀어지고 흩어지지 않아, 또한 가히 수명을 백으로써 헤아린다.

 그 다음에는 현인(賢人)이 있으니, 천지의 이치를 따라 의지하여 해와 달을 본떠 비슷하게 하며, 성신을 분별하고 나열하여 음양의 변화를 거스르기도 하며 따르기도 하고, 사계절에 따라 분별하여 행동한다고 하였다. 장차 상고를 쫓아 도에 합하여 같게 하면, 또한 가히 수명을 더하여서 극성한 때를 둘 수 있을 것이다.
 

 라고 하였다.

 

무릇 상고시대에 성인이 백성들을 가르침에 모두 이르기를


허사와 적풍을 피함에 때를 두며 마음을 편안하고 고요히 하여 억지로 일을 짓지 않아 진기가 따라 생겨 정신이 안에서 지키면 병이 어떻게 오겠는가 하니, 이러한 까닭으로 뜻이 한가로워 욕심이 없어서 마음이 편해져 두려움이 없으며, 형체는 부지런하게 해서 게을리 하지 않아 기가 따라 순조로우며, 각기 그 바라는 바를 쫓아 모두 원하는 바를 얻습니다. 그러므로 그 식록(食祿)을 달게 여기며, 그 직분에 맞게 행동하며, 그 풍속을 즐기며, 위아래 사람이 서로 탐내지 않으면 그 백성을 그러므로 박(순박하다)이라 합니다. 이러한 까닭으로 즐기고 원하는  것은 그 눈을 수고롭게 하지 못하며 음란하고 사악한 것이 그 마음을 미혹시키지 못하여, 어리석은 사람, 지혜로운 사람, 어진 사람, 못난 사람이 모두 물욕으로 위태로워지지 않아 그러므로 도에 합치됩니다. 따라서 능히 나이가 모두 백세를 지나서야 동작이 쇠약해지지 않는 까닭은 그 덕이 온전하여 위태롭지 않기 때문입니다
 

라고 하였다.

 

황제내경 소문 사기조신대론(四氣調神大論)에는


봄의 세 달은 이를 일러 발진(發陳)이라 하니, 하늘과 땅이 모두 살리려하여 만물이 이로써 영화로우니 밤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뜰에서 넓게 거닐고 머리를 풀어헤치고 형체를 느슨하게 해서 지(志)로 하여금 생하게 하며, 만물을 살리고 죽이지 말 것이며, 주고 빼앗지 말 것이며 상을 주고 벌을 주지 말 것이니, 이것이 춘기(春氣)의 마땅히 생을 기르는 도입니다.

이를 거스르면 곧 간을 상하여 여름에 한변(寒變)을 앓아서 하늘로부터 받은 장(長) 하라는 명령을 잘 받들 수 없습니다. 여름의 세 달은 이를 일러 번수(蕃秀)라 하니, 하늘과 땅의 기운이 사귀어 만물이 꽃을 피워 열매를 맺으려고 하니, 늦게 잠자리에 들고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해를 싫어하지 말 것이며, 지(志)로 하여금 급하게 하지 말아 꽃피는 식물들로 하여금 꽃대를 빼어나게 이루도록 하며, 기로 하여금 설 할 수 있게 하여, 마치 좋아하는 것이 밖에 있는 듯이 할 것이니, 이것이 하기의 마땅히 장(長)을 기르는 도입니다. 이를 거스르면 곧 심(心)을 상하여 가을에 해학( 栖)을 앓고, 하늘로부터 받은 수(收)하라는 명령을 잘 받들 수 없어서, 겨울에는 무거운 병에 이를 것입니다. 가을의 세 달은 이를 일러 용평(容平)이라 하니, 천기는 이미 급하며 지기는 이미 밝으니, 일찍 잠자리에 들고 일찍 일어나 닭과 더불어 함께 잠자리에 들며 일어나고, 지로 하여금 편안하게 하여서 가을의 숙살(肅殺) 하는 기운을 느슨하게 하며, 신기를 거두어들여 추기로 하여금 고르게 하며, 그 지를 밖으로 하지 않아 폐기로 하여금 맑게 할 것이니, 이것이 추기(秋氣)의 마땅히 수를 기르는 도입니다. 이를 거스르면 곧 폐를 상하여 겨울에 손설( 泄)을 앓아서, 하늘로부터 받은 장 하라는 명령을 잘 받들 수 없습니다. 겨울의 세 달은 이를 일러 폐장(閉藏)이라 하니, 물이 얼고 땅이 갈라지므로 양기를 흔들리게 하지 말 것이니, 일찍 잠자리에 들고 늦게 이러나 반 듯 해가 뜨기를 기다리고, 지로 하여금 엎드린 듯이 하고 숨긴 듯이 하여 마치 사사로운 뜻이 있는 듯이 하며 이미 얻은 것이 있는 듯이 하고, 찬 것은 멀리하고 따뜻한 것을 가까이 하되 피부로 땀을 많이 흘려 기를 지나치게 빼앗기지 않게 할 것이니, 이것이 동기(冬氣)의 마땅히 장을 기르는 도입니다. 이를 거스르면 곧 신을 상하여 봄에 위궐( 厥)을 앓아서 하늘로부터 받은 생 하라는 명령을 잘 받들 수 없습니다. 무릇 사시의 음양 변화는 만물의 근본이니, 성인께서 봄, 여름에는 양을 기르시고, 가을, 겨울에는 음을 기르셔서 그 근본을 따르시니, 만물과 더불어 생장수장의 도리를 따르는 것입니다. 천지간에 운행하는 사시음양의 근본을 거스르면 인체의 바탕이 되는 오장육부를 상하게 해서 몸의 진기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그러므로 음양과 사시변화는 만물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잠시라도 여기에서 떠날 수 없으며 만물이 살고 죽는 근본이 됩니다. 이를 거스르면 재해가 생기고 이를 따르면 혹독하고 사나운 병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니, 이를 일러 도를 얻었다 할 것입니다.

 라고 하였다.

 

 

 

식 양 생 이 란

양생법의 한가지로 음식을 조절하여 건강을 누리는 방법을 일컫는 것으로 음식의 한열온량 및 오미를 바탕으로 체질에 맞도록 적응시키는 것을 말한다.

음식을 만들 때 오미를 적게 쓰면 정신이 상쾌해지고 많이 쓰면 각 장부에 해가 있으니 신맛이 지나치면 비장이 상하고, 매운 맛이 지나치면 간장을 상하게 되고, 짠맛이 지나치면 심장을 상하게 되고, 쓴맛이 지나치면 폐장을 상하게 되고, 단 맛이 지나치면 신장을 상하게 된다. 맛이 지나쳐 생기는 것은 처음에는 잘못 느끼나 오래되면 적지 않은 병이 된다.

 음식의 맛이 물로 다섯 가지로 한정될 수는 없다. 그러나 대표적인 맛을 표현하라하면 대개는 다섯 가지의 맛으로 표현하데 된다. 한의학에서는 다서 가지의 맛도 독특한 성질이 있고 이러한 성질은 인체의 다섯 가지 장기(오장)에 영향을 미친다고 하였다.

  오미는 매운맛, 단맛, 신맛, 쓴맛, 짠맛의 다섯 가지를 말하는데 매운맛은 발산하고 기를 운행시킬 수  있다.

약물의 예를 들면 형개는 풍한을 흩어지게 하고 사인은 기를 운행시키면 천궁은 활혈작용이 있다.

  단맛은 보하고 완화작용이 있다. 예를 들면 황기는 기를 보하고 아교는 혈을 보하며 감초는 연급(攣急)을 완화시킨다.

 신맛은 수렴한다. 약물의 예를 들면 산수유는  허해서 땀이 나는 경우에 수렴의 목적으로 사용하며 금앵자는 유정을  멎게 하고 오배자는 대장을 고삽하여 오랜 설사를 멎게 한다.

 쓴맛은 사하시키고 조하게 한다. 예하면 황련은 火를 瀉하고 대황은 대변을 사하여 통하게 하며 창출은 습을 조하게 한다.

 짠맛은 단단한 것을 연하게 하고 윤하 하게 한다. 예로 해조, 모려는 나력을 치료하고 망초는 단단해진 대변을 윤하 시킨다.

  최근에 와서 오미에 대한 이해는 약물 맛 뿐만 아니라 포함되어 있는 화학적 성분을 생각하게 되었다. 예를 들면 매운맛은 휘발유가 많이 포함되어 있고 신맛은 유기산이 많이 포함되어있고 단맛은 당류가 많이 포함되어 있으며 쓴맛은 생물 알칼리, 배당체 혹은 고미질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들 다섯 가지  맛은 각각 오장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데 신맛은 간장에, 쓴맛은 심장에, 단맛은, 비장에, 매운맛은 폐장에, 그리고 짠맛은 신장과 연관이 있다. 이러한 오미가 만약 부족하거나 과하게 되면 관련 장기가 영향을 받게 되어 오장과 관련되어진 각종 증상이 나타나고 심하면 고질적인 질병이 발생하게 된다.

 활인심방에서 제시하고 있는 오미의 피해는 한의학의 독특한 이론인 상극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된다.

  상극은 오행의 개념에 출발된 법칙으로 견제의 의미가 있다. 다시 말하면 제약, 저지의 의미가 있는 것이다. 상극의 순서는 木은 土를 극하고,土는 水를 극하고, 水는 火를극하고, 火는 金을 극하고, 金은 木을 극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이를 자연의 이치로 알기 쉽게 설명하면 나무로 만든 도구는 흙을 경작하고, 물이 있는 곳은 흙으로 덮어 물을 없앨 수 있고, 물로는 불을 제압할 수 있고, 금속을 녹일 수 있는 것은 오로지 불이고, 금속으로 만든 각종 기구는 나무를 자를 수 있다는 것이다.

  이것을 오미와 관련시켜 설명하면 본문의 내용처럼 신맛은 비장을 상하고, 매운맛은 간장을 상하고, 짠맛은 심장을 상하고, 쓴맛은 폐장을 상하고, 단맛은 신장을 상한다는 결론이 된다. 현대 의학적으로도 오행의 상극이론은 참고할 만 하겠다.

즉 신맛이 지나치면 위액분비가 과다하거나 소화기능을 촉진시켜 소화기계에 영향을 미쳐 위궤양이나 십이지장궤양을 초래하기 쉽다. 또한 매운맛은 대부분 간이나 담의 효소분비를 촉진하여 이에 따른 간·담의 기능에 영향을 주게 된다. 또 짠맛은 이미 의학적으로 심자의 기능에 영향을 주고 있음이 밝혀졌고 쓴맛인 경우에는 아직 뚜렷한 근거가 없으나 단맛의 섭취가 과다하면 당뇨병이 걸리기 쉬운데 당뇨병의 원인 중 콩팥에 기인되는 경우가 많음을 고려할 만 하다.

 음식의 맛에 대한 문헌 중 음선정요를 보게되면 오미의 편향과 질병에 대해 좀더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시큼한 맛의 성질은 떫으므로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방광이 막혀 소변이 통하지 않게 된다.

쓴맛의 성질은 건조하므로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삼초가 막혀 구역질이 난다.

매운맛의 성질은 훈증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맥 밖으로 흘러 위의 기능이 고갈되고 목이 건조하여 목이 마른 병이 생긴다.

 단맛의 성질은 약열이다. 지나치게 많이 먹으면 위가 유연하고 회충이 올라와 뱃속이 꽉 차고 가슴이 답답해진다. 또한 병리적인 현상을 알기 쉽게 한 것으로 신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간기가 넘치고 비기는 끊어진다. 그러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입술이 뒤집어 진다.

짠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골기가 뒤떨어져 짧아지고, 비기가 꺾인다. 그러면 맥이 막히고 안색이 변한다. 단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심기가 헐떡거리며 숨이차며, 피부색이 검어지고 신장의 활동이 원활하지 않게 된다. 그러면 뼈가 쑤시고 머리카락이 빠진다. 쓴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비장, 즉 지라가 습기를 잃게 되고 위장이 두꺼워진다. 그러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털이 빠진다. 매운 것을 너무 많이 먹으면 근육이나 동맥이 축 늘어져 버리고 정신이 활동을 멈춘다. 그러면 근육이 오그라들고,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그리고 끝으로 오미와 연관되어 오곡, 오과, 오육에 대하여 설명하기를 다섯 가지 곡식을 주식으로 하여 신체를 기르고, 다섯 가지 과일을 부식으로 하고, 다섯 가지 고기로 영양을 보충하고, 다섯 가지 채소로 그 부족한 곳을 메워 완전하게 한다. 또한 이에 다섯 가지 맛을 잘 조화시켜 먹으면 정력이 보강되고 원기가 왕성해진다. 그러나 다섯 가지 맛이 조화된 음식이라 해도 너무 많이 먹으면 안 된다. 너무 많이 먹으면 병이 생기고, 적게 먹으면 몸에 이롭다.

 

 단계의 『음식잠』에 "사람의 몸이 귀중한 것은 부모에게서 물려받은 몸이기 때문이다. 음식 때문에 몸을 상하는 사람이 세상에 그득하다. 사람은 이러한 몸을 가지고서 배고프고 목마름이 수시로 일어나면 이내 먹고 마심으로써 생을 영위해 간다. 어둔한 사람은 입에서 당기는 데로 음식을 지나치게 먹는데서 병이 계속 생기게 된다. 병이 처음 생길 때에는 그 원인이 아주 사소한데도 음식을 먹고 싶은 구미가 생기면 문득 이를 잊어버리고 많이 먹어 병을 이루게 된다. 그리하여 음식을 전혀 먹지 못하게 되고 부모에게 근심을 끼치며 의사를 찾고 기도를 하는 등 온갖 짓을 다 한다. 그러나 산야에 사는 빈천한 사람들은 담백한 음식을 주로 먹으니 동작이 쇠하지 않고 몸도 편안하다. 다 같은 기운과 체격을 타고나서 나 혼자만 왜 병이 많은가?

한 번 뉘우쳐 깨닫기만 하면 모든 의심이 풀릴 것이다. 그러므로『주역』의 상사에는 음식을 조절하라 하였고 맹자는 조그만한  음식을 탐내 먹고 마음을 잃는다고 꾸짖었다. 입은 병을 생기게 할뿐만 아니라 사람의 위신까지 손상시킨다. 입을 조심하여 음식을 함부로 먹지 않으면 음식이 물리지 않는다"고 하였다.

 단계의『색욕잠』에 "오직 사람만이 천지와 더불어 삼재가 된다. 곤도는 여자가 되고 건도는 남자가 되어 짝하여 부부가 되어 이에 아이가 생기게 된다. 남녀가 성숙되어서 혈기가 왕성할때 결혼을 하여 때맞춰 성교를 하면 아이가 태어나게 된다. 부자유친은 그 요점이 여기에 있는 것이다. 그런데 암둔한 사람은 정욕이 통하는 대로 성생활을 하고서도 욕심을 더 채워보려고 성질이 조하고 독성이 있는 약을 보약으로 자주 먹는다. 기는 양이고 혈은 음이다. 이것들은 몸의 신기이다. 음이 고르고 양이 든든해야 몸이 언제나 건강 할 수 있다. 혈기가 얼마나 되기에 스스로 아끼지 않을 수 있겠는가. 성교로 생긴 몸이 성교로 해를 보게 된다. 여자가 성욕에 치우치면 욕심을 막을 길이 없는 것이다. 남녀 관계가 엄격하면 집안이 화합할 것이다. 남자가 색을 탐하면 그 집은 자연히 망하게 되고 덕을 잃을 뿐 아니라 몸이 역시 여위게 된다, 여자를 멀리하면 음탕한 마음이 없어지며 음식을 맛있고 알맞게 먹으면 편안해지며 병도 낫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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