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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과제 및 리포트/실용한의학-생물학과

6장 기(氣)란 무엇인가?

by 찬재 2009. 8. 11.

기공수련이 유행하면서 지나치게 기에 대한 의미를 과대포장하는 경향도 없지 않다. 특히 기공 시술자가 초능력자처럼 행세를 하거나 사람들을 미혹시키는 경우도 있다. 기는 과연 무엇일까. 중국의 고전 속에 나타나는 기는 참으로 다양하다. 그래서 기를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렵다.

 한의학의 고전인 황제내경에도 68종의 기의 종류가 등장하며 인간의 생리 병리 치료에 관여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문자의 근원적 의미를 살필 수 있는 갑골문을 보면 기(氣)의 글자 원형( )이 구름 바람 등을 본뜬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늘과 땅 사이에서 응집과 확산 유동을 반복하는 바람과 구름의 형태는 마치 자연이 살아 숨쉬는 듯한 호흡의 형상이다. 사실 기의 원초적인 이미지는 기식(氣息)이라 하는 호흡과 밀접하다. 이러한 기의 온갖 형태를 크게 분류한다면 인간의 기 자연의 기 원리로서의 기로 나눌 수가 있으며 여기에 다양한 학설이 첨가되면서 기에 대한 의미가 확대되어 왔다. 결국 기는 현상계에 있는 모든 존재와 기능의 원자적인 근원이라고 표현되며 인간의 정신기능을 지배하는 마음의 작용까지도 기로 정의했다. 본 강의에서는 다양한 영역에서 기에 대한 해석이 다르겠지만 한의학적 입장에서의 기에 대한 개념 정리와 최근 기에 대한 접근법에 대하여 설명하겠다.

기는 매우 미세하며 기능적 현상적 물질적 존재로 변화가 광대하여 그 형상을 관찰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옛 사람들은 기는 형체가 없다고 하였다. 그리고 기는 활동력이 매우 강하며 부단히 운동하므로 사물의 운동변화 중에서 기의 존재를 알 수 있다. 고대 철학자들은 기가 우주 전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라고 인식하였다. 이러한 관점은 한의학 영역에까지 도입되어, 기는 인체를 구성하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이며,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시키는 가장 기본적인 요소로 인식하게 되었다.

기의 개념을 정의하는 일은 지극히 어려운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러나 굳이 이야기를 해본다면 현상계에 있는 모든 존재 또는 기능의 근원이라고 표현할 수가 있을 것이다.  이 현실 세계의 모든 존재물은 기로 이루어진다. 곧 기는 존재물을 구성하는 원자적인 요소인 것이다. 뿐만 아니라 기는 생명의 근원이기도 하다. 생명체는 기가 취합된 것이다. 그 가운데의 순수정미한 정기가 몸 안을 끊임없이 유동하고 순환함으로써 생체의 기능이 가동되고 생명이 유지된다. 고대 중국인은 그렇게 생각했다. 자연계의 만물의 생성·변화·소멸도 결국은 기의 동정이지 다른 것이 아니다.

결국 기는 생명의 기 자연의 기 월리의 기 등으로 분류해 볼 수 있다.  그리고 인간의 정신기능을 지배하는 마음의 활동도 기로 인식했다. 정신영역의 담당자로서의 기는 「心氣」「神氣」등으로 불리는 것이다.

  기라는 문자가 홀로 사용되는 일은 그렇게 많지 않았다. 대개 어떤 말을 앞에 붙여서 숙어화된 말이 역대 중국의 문헌 도처에서 얼굴을 내민다.  예를 들면 천기·지기·풍기·한기·살기·혈기·장기·지기·정기·사기·정기·신기·용기·민기·화기 등이다.

  기만큼 친화성이 풍부한 글자는 없다.  그리고 이것들은 모두 기의 분화된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 '원리로서의 기'라고 부른 음양의 기·오행의기가 있다. 음행·오행에 관해서는 잘 알려진 것 들 이라고 생각되어 자세한 설명은 않겠다. 한마디로 음양론이란 사물의 상대·상보·상대적 성격을 음양 이원적으로 추출한 원리이다.

  그리고 오행론이란 목화토금수의 오행, 또는 오재를 다섯가지양태로서 추상화하고, 오행의 배당과 관계성을 가지고 현상을 설명하는 원리로 삼은 것이다.

  모두가 사변적인 원리이지만, 이것마저도 기의 활동의 위상으로 간주되었다. 단순히 그 자체만 가지고는 무미건조한 음양과 오행은 '음양의기'로 됨으로써 갑자기 실재성을 띠고 활성화된 것이다.

 

 기는 우주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

고대 동양 철학가들은 세계의 모든 것은 기로 구성되어 있다고 인식하였다. 일찍부터 이에 대한 인식이 있었는데, 예를 들어 춘추 전국시대의 장주는 《莊子·知北遊》중에서 천하는 하나의 기일 따름이다"라는 개념을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세계의 모든 만물 중에서 고대인들은 먼저 天, 地, 水, 火, 日, 月은 기로 말미암아 구성된 과정이라고 논술하였다.《淮南鴻烈·天文訓》에서 천지가 아직 형성되지 않았을 때의 상태는 엉켜있고 비어 있는 형국이었으므로 태시(太始)라고 하였다.

태시에서 허공이 생겨났고, 허공에서 우주가 생겨났으며, 기는 끝이 없이 계속되는 것으로 보았다. 청양(靑陽)한 기운은 엷게 널리 퍼져서 하늘이 되었고, 중탁(重濁)한 기운은 응체되어 땅이 되었다. 맑은 기운은 잘 흩어져서 모이기 쉬우며, 중탁한 기운은 응체되기는 어려우나 모이면 잘 흩어지지 않으므로 하늘이 먼저 형성되고, 땅이 나중에 생겨나게 된 것이다."라고 하였다.

 

 기는 인체를 구성하는 기본 요소

《소문·보명전형론》에서 말하기를 사람은 천지의 기를 통하여 생하며, 사시의 법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천과 지가 기를 합하니 이를 명명하여 인이라고 한다.)"이라고 하였다. 이는 인간이 천지의 기에 의해 생성되고 사시의 규법에 따라 성장한다는 것이다. 천지의 기가 서로 합하여 사람이 태어난다는 것은 사람이 천지의 기가 서로 합하여 낳고 생한 것이므로 천지의 기가 인체의 최초의 기본 요소가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인체를 구성하는 기는 두 종류의 상태가 있고 그 한 종류가 모여 형을 이루는데 인신의 장, 부, 형, 규, 정, 혈, 진액 등을 이루며, 다른 한 종류는 미산된 상태로 존재하여 직접적으로 감지하기 어렵고 인체 내에서 원기, 종기, 위기 등을 이룬다. 이 장에서 말하는 기의 개념은 한의학의 전통적인 인식에 따라 미산적인 상태의 기를 주로 다룬다.

 

 기는 인체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요소

인간은 자연계의 청기를 취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인체의 생명활동은 실제적으로 인체가 지닌 기의 운동변화이며, 만약 기의 운동변화가 정지하게 되면 사람의 생명활동도 정지하게 된다. 《소문·육절장상론》에서 (하늘은 사람에게 오기를 먹여주고, 땅은 오미를 먹여 주나니, 오기는 코로 들어와서 심폐에 저장되고, 그 기가 위로 상승하여 오색으로 하여금 수명하게 하고, 음성을 통창하게 해 주며, 오미는 입으로 들어와서 장과 위에 저장되었다가, 오미의 정미한 것이 오장에 저장되는 것이 있어서, 오장의 기를 길러준다. 장기가 화하여 생화작용을 하면 진액이 생성되고, 신기가 이에 저절로 생겨난다.)"이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단계를 설명한다. 천은 사람에게 기를 공급하며, 비를 통하여 인체 내에 흡입된다. 또한 지는 사람에게 미를 공급하며, 구를 통하여 위장에 들어간다. 기와 미는 인체의 생명활동에 없어서는 안될 필수적인 물질이다. '오기'는 기의 한 분류로 인식할 수 있고, 미도 실제로는 기화하여 생한 것으로 기가 모여 형성된 것이다. 따라서 인간이 생명활동을 유지하기 위하여 자연계에서 받은 물질은 모두 기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기의 변화로 인하여 산생된 물질인 것이다. 따라서 기가 생명활동 유지에 필수적인 물질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람의 생명활동 중에서 기의 운동이 바로 근본이 되는 운동이다. 사람은 청기를 흡입하고 탁기를 내보내는 작용을 통해 기를 통과시켜 자연계의 공기와 교환하여 생명을 유지한다. 사람이 수곡을 먹으면 위장에서 소화한 후에 정미를 흡수하고 조박을 배출한다. 정미의 물질은 진액, 영기, 위기 등이 되고 전신을 운행한다. 체내의 정미로운 물질의 수포와 운행, 조박의 배출, 혈액의 운행, 진액의 수포 등과 같은 물질의 대사와 운동은 모두 기의 추동을 통해 진행된다. 그러므로 사람의 생명활동은 기의 승강출입 운동으로 이해될 수 있다. 기의 승강출입하는 운동이 작용하여 형체의 혈, 진액, 수곡정미 등이 전신에 운행하게 한다. 인체의 운동은 기의 추동에 의하여 진행되고, 기의 추동운동이 없어지면 생명이 존재할 수 없다. 인체 내의 물질대사, 예를 들면 분화, 취합, 전화 등은 생명활동에 있어서 하나의 중요부분이 된다. 음식물이 수곡정미와 조박으로 화한 후, 수곡정미는 다시 전화하여 진액, 영기, 위기 등을 이루며, 수곡정미와 흡입된 청기가 결합하여 전화하면 종기를 이루게 된다. 또한 영기와 진액이 결합하여 전화하면 혈을 이룬다. 진액이 대사하여 전화하면 땀이나 대소변이 된다. 이렇듯 체내의 물질대사와 전화는 기의 작용을 통해 수행된다. 만약 기의 승강출입 운동이 없어지면 기의 기화작용이 없게 되며, 이 변화는 다시 발생하지 않아 생명활동이 정지하게 된다.

총괄하면 사람은 끊임없이 자연계의 기를 섭취해야 존재할 수 있으며, 인체의 모든 운동변화가 실제로는 기의 운동변화의 작용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따라서 기는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하는 기본 물질이 된다.

 

 기의 생성

인체의 기는 부모로부터 전수받은 선천의 정기, 음식물 중의 수곡의 정기(간략히 "곡기"라고 하며, 영양 물질을 말한다)와 자연의 청기로부터 시작된 것이다.

이 세 가지는 폐, 비위, 신 등의 장부 생리기능의 종합 작용을 통하여 생성된 것이다. 《의문법률·선철격언》에 진기(眞氣)의 존재하는 바는 기본적으로 세 가지가 있는데, 상중하초의 기이다. 상초의 기는 하늘로부터 받은 바가 되어 호흡을 통하여 얻어지고, 중초의 기는 수곡을 통하여 생성된 바가 되어 영기·위기를 자양하며, 하초의 기는 정에서 화생된 바가 되어 명문에 저장됨으로써 삼초의 근본이 된다. 그러므로 상초에는 기해가 있어서 전중이 되고 폐가 이를 다스리며, 중초에는 수곡기혈의 해가 있어서 중기가 되어 비위가 이를 다스리며, 하초에도 기해가 있어서 단전이 되고 신이 다스리게 된다. 사람이 의지하는 바는 오로지 기뿐이므로 기가 모이면 생명을 영위할 수 있고, 기가 흩어지면 사망하게 된다.)"라고 하였다.

'선천지정기'는 부모의 생식의 정으로부터 내원한 것으로 배태의 원시물질을 형성한다. , 《영추·결기》에서는 "남녀가 교합하여 새로운 형체를 만드는데, 항상 형체보다 먼저 형성되는 것을 정이라고 한다."라고 하였다. 따라서 "선천지정"이 인체를 구성하며, 인체의 생명활동을 유지시키는 근본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만약 선천의 정이 없다면 인체의 생명활동을 영위할 수 없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소문·금궤진언론》에서는 정(精)을 일컬어 "신지본(身之本)"이라고 하였다.

수곡의 정기는 음식물로부터 내원한 것이다. 수곡정기는 수곡의 정미, 또는 간략히 곡기라고도 부른다. 인체에서 음식물을 섭취한 후에, 비위의 운화기능에 의해서 음식물 중의 영양성분은 화하여 인체에 이용되는 정미로운 물질이 되어 전신에 수포되며, 인체 생명 활동을 유지하는 영양분과 기혈을 이루는 주요 성분의 근원이 된다. 그러므로《영추·영위생회》에서는 "인체는 음식물에서 정기를 받는데, 음식물이 위에 들어가면 폐로 전도되며, 오장육부는 모두 그 기를 받는다."라고 하였다.

자연계의 청기는 폐의 호흡기능을 필요로 한다. 폐의 호흡기능을 통해야 청기는 체내로 흡입된다. 인간은 모체로부터 분리되는 순간부터 호흡을 시작하여 청기를 흡입한다. 따라서 흡입된 청기는 인체의 기를 이루는 주요 성분이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청대의 손일규는《의지서여·원호흡》에서 "사람이 모체를 떠나 출생하게 되면 이때부터 호흡을 시작하게 된다.  . . . 일반적으로 사람은 음식이 중단된 후 7일이 되면 사망하게 되는데, 이는 수곡이 다하게 된 것으로 인하여 장부가 영양을 받지 못하여 기(氣)가 없어져버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7일이 된 후에 사망하는 것은 호흡이 끊어지면 바로 죽게 된다."라고 하였다.

총괄하면, 인체의 기氣는 주로 '선천지정기', '수곡지정기'와 '자연계의 청기'로부터 내원한다. 하지만 인체에서의 기의 생성과정을 살펴보면, 기는 선천으로부터 전수받은 정도, 후천의 영양 상태, 자연환경 등의 상황과 관계되는 것 외에도 인체의 신, 비위, 폐의 생리기능 상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따라서 신, 비위, 폐 등의 생리기능이 정상적이고 상호협조하게 되면 인체의 기는 더욱 충실해지게 된다. 반대로 신, 비위, 폐 등이 생리기능적인 면에서 어떠한 부분이 이상하거나 평형·협조상태가 깨지면, 기의 생성이나 기의 생리 작용이 정상적으로 발휘되는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의 폐장기능이 감퇴하면 신중의 정기가 충성해지기 어렵고, 선천의 정기 역시 그 생리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또한 비위의 운화기능이 실조되면 음식물을 흡수하여 수곡정기로 만드는 작용이 감퇴하고 담습이 발생한다. 폐의 호흡 기능이 실상하면 자연계의 청기가 순조롭게 흡입되기 어렵고, 체내의 탁기도 배출되기 어렵다. 이와 같은 경우들은 모두 기의 생성근원에 영향을 끼칠 뿐 아니라, 기의 정상적인 생성을 방해해서 기허 등의 병리 변화를 야기하게 되는 것이다.

기의 생성과정 중에서는 특히 비위의 운화기능이 매우 중요하다. 그 이유는 출생 후에는 반드시 음식물의 영양에 의존해서 생명 활동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인체가 음식물 중의 영양물질을 섭취하는 것은 모두 비위의 수납, 부숙, 운화, 전수 기능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기능들을 통해서 음식물을 정상적으로 소화, 흡수하게 되며, 그 중 영양 물질이 화하여 수곡정기로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수곡정미는 전신에 수포되며, 안으로는 오장육부를 충실히 하고 밖으로는 피, 맥, 육, 근, 골을 충실히 하며 위로는 청규를 적셔준다.

또한 비위가 수곡정기를 운화하고 생성하여 위로는 폐에 전달하여 폐의 정상적인 선발, 숙강작용을 쉽게 하며, 다른 한 편으로는 신중의 선천의 정기도 수곡정기의 충양에 의존하여 충성하게 되어 생리 작용을 발휘하게 한다. 따라서 《비위론·비위허칙구규불통론》에서는 "진기는 원기라고 하는데, 신체가 형성되기 전에 생성되는 정기이다. 이는 위기가 아니면 자양을 받을 수 없다."라고 하였으며, 《영추·오미》에서는 "그러므로 음식을 한나절 동안 먹지 않으면 기가 쇠약해지고, 하루 종일 먹지 않으면 기가 부족해진다."라고 하였다.

 

 

기의 생리기능

氣는 인체를 구성하며 인체 생명 활동을 유지시키는 가장 기본이 되는 물질이며, 인체 생명 활동에 있어서도 매우 중요하고 다양한 생리기능을 지닌다. 《難經·八難》에서는 "氣者, 人之根本也.(生氣는 인체의 근본이다.)"라고 하였고, 《類經·攝生類》에서는 "人之有生, 全賴此氣.(인체의 생명 발생은 전적으로 氣에 의존하고 있다.)"라고 하였다. 또한 《醫方考·氣門》에서는 "氣化則物生, 氣變則物易, 氣盛則物壯, 氣弱則物衰, 氣正則物和, 氣絶則物死.(氣가 化生되면 만물이 생성되고, 氣가 변화하면 만물도 변하며, 氣가 왕성하면 만물도 건장해지고, 氣가 약해지면 만물도 쇠약해지게 되며, 氣가 정상이면 만물도 調和롭고, 氣가 끊어지면 만물도 없어지게 된다.)"라고 하였다.

 

氣의 주요한 생리기능은 推動, 溫煦, 氣化, 防禦, 固攝 등의 다섯 방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다음에서 구체적으로 살펴보기로 한다.

(1) 추동작용(推動作用)

氣의 추동작용은 주로 氣 자체의 활력과 운동을 의미하며, 인체의 생장발육과 각 장부, 경락 등의 조직기관의 생리활동, 그리고 혈액의 생성 및 운행, 진액의 생성과 수포 및 배설 등을 추동, 촉진하는 것을 말한다.

氣의 추동작용에 대한 개념은 인체의 생장발육에 대하여, 《素問·上古天眞論》의 "有子無子, 男不過盡八八, 女不過盡七七.(자녀를 낳을 수 있는 나이는 男子의 경우 64세까지이고, 女子의 경우 49세까지이다.)"이라고 논술한 부분에 처음으로 등장하며, 이는 인간이 출생한 이후에 腎中精氣가 인체 생장발육에 추동작용을 함을 설명한 것이다. 그러나 사람이 중년 이후에 이르게 되면 腎中精氣가 차차 쇠소하게 되며, 인간의 육체도 이에 따라 老衰하게 된다. 그러므로 《素問·陰陽應象大論》에서 "年四十而陰氣自半也, 起居衰矣.(나이 40이 되어 陰氣가 저절로 半으로 줄어들어, 起居함이 衰해진다.)", "年六十, 陰 , 氣大衰, 九竅不利, 下虛上實, 涕泣俱出矣.(나이 60에는 陰莖이 시들어 위축되고, 氣가 크게 衰하여 九竅가 不利해지며, 아래로 虛하고 위로 實해져 눈물과 콧물이 모두 나온다.)"라고 하였다.

인체의 장부, 경락 등의 조직기관의 생리활동은 인체 생명 활동의 주요한 부분이 된다. 다만 한의학 이론에서 인체 장부, 경락 등의 조직기관의 생리기능은 모두 기의 추동과 혈액의 유양, 기혈의 조화에 의존하여 발현되는 것으로 인식한다. 그러므로 《素問·調經論》에 "五臟之道, 皆出于經隧, 以行血氣, 血氣不和, 百病乃變化而生.(五臟의 길은 모두 經隧로 나와서 血氣를 行하는데, 血氣가 不和하면 모든 病이 이에 변화해서 生하게 된다.)"이라고 하였다. 그 중에서도 특히 기 자체의 활력과 승강출입이라는 운동이 장부, 경락 등의 조직기관의 생리활동을 진행하는데 매우 중요한 작용을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총괄하면, 기는 자체적인 활력과 승강출입이라는 운동을 통해 체내에서의 여러 방면의 생리활동을 추동하고 일으킨다고 할 수 있다. 만약 기가 부족하거나 기의 활력 및 운동이 감약될 경우에는 기의 추동과 격발작용도 감약되며, 체내 여러 방면의 생리활동도 감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기가 부족하거나 기의 활력이나 운동이 감약할 경우에 나타나는 현상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청소년기의 생장발육은 더디게 되고, 성인에 있어서는 조쇠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또한 혈액과 진액의 생성에 대한 영향을 살펴보면, 혈허와 진액휴소가 나타날 수 있으며, 혈의 운행에 있어서는 혈액순환이 지완하여 혈어에 이르게 되고, 진액의 운행에 있어서는 진액이 정체되어 담이나 습, 수음 등의 증세가 나타날 수 있다.

 

(2)온후작용(溫煦作用)

기의 온후작용은 《난경·이십이난》의 "氣主煦之.(기의 작용은 주로 인체를 덥히는 것이다.)"라고 한 것에서 처음으로 보인다. "기주후지"는 체내의 장부, 경락, 피부, 근골 등의 조직기관과 혈, 진액 등에 대하여 모두 온후작용이 있음을 의미한다. 기의 온후작용은 기 자체의 끊임없는 운동과 기가 추동한 장부, 경락 등의 여러 조직기관의 생리활동으로 인하여 생산된 열량에서 기원한다. 이는 한의학의 기초이론의 '동하면 생양하고 열이 된다'는 개념과 유사하다. 사람의 체온은 기의 온후기능에 의해 유지되며, 이는 항상성을 유지하려는 기의 정상적 운동에 의존하는 것이다. 또한 체내의 각 장부, 경락 등의 여러 조직기관도 기의 온후작용에 의존하여 정상적인 생리활동을 진행시킬 수 있는 것이다. 또한 혈과 진액 등의 액체 상태의 물질도 기의 온후작용을 의존하여 응체되지 않고 전신을 두루 환류할 수 있게 된다.

 

(3) 방어작용(防禦作用)

인체의 방어작용은 여러 방면으로 복잡하게 나타나는 생리과정이다. 이것은 기, 혈, 진액과 각 장부, 경락 등에서 나타나는 다양한 생리기능들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그렇지만 그 중에서 기의 작용은 매우 중요하다. 기의 방어작용은 외사가 체내에 침입하여 병에 이르는 것을 방지하는 것을 의미한다. 외사가 인체를 침범하는 경로는 일반적으로 피모와 구비를 통해서 이루어진다. 따라서 기가 외사침입에 대하여 방어작용을 한다는 것은 주로 위기가 전신의 기표를 보호하고 주리의 개합을 조절하여 외사가 피모를 통하여 인체에 침입하는 것을 막는 것을 의미한다.

 

(4) 고섭작용(固攝作用)

고섭의 의미는 제어와 통섭이다. 기의 고섭작용은 주로 혈과 진액, 정액 등의 액체상태의 물질이 특별한 원인없이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우선 혈액을 고섭하여 혈액이 맥관내로만 운행하게 하여 맥외로 넘치는 것을 방지하며, 한액, 요액, 타액, 위액, 장액 등을 고섭하여 그 분비량, 배설량, 배출시기를 제어하여 유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것이다. 또한 정액을 고섭하여 정액이 망설되어 모손되는 것을 방지한다. 만약 기의 고섭작용이 감약하게 되면, 체내의 액체상태의 물질이 대량으로 손실되는 위험에 이르게 된다. 예를 들어 기가 섭혈을 하지 못하게 되면, 각종 출혈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5) 기화작용(氣化作用)

기화는 기의 운동을 통해서 야기되는 여러 가지 변화를 의미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기화는 기의 운동과정 중에 발생하는 변화를 가리키며, 각종 기의 생성 및 그 대사 즉 기, 혈, 진액 등의 생성 및 대사와 상호전화 등이 해당한다. 이와 같은 변화는 모두 기화의 범주에 속한다. 결국 인체의 신진대사라는 것은  기화작용의 구체적 표현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기가 자율적으로 운동하는 과정 중에 발생 변화하는 경우는 크게 두 가지로 살펴볼 수 있다. 첫째는 기의 화생이다. 예를 들어 비위가 음식을 운화하여 수곡정기를 생성, 분화하여 영기와 위기를 생성하여 폐가 흡입한 청기와 결합한 후에 종기를 생성하며, 신중의 '선천지정'이 수곡정기를 얻어서 배육하여 원기를 생성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다. 둘째는 청기가 전화하여 탁기가 되는 것이다. 기는 활력이 매우 강한 정미물질로 인체의 조직에서 전화되어 에너지로 된다. 조직 중에서 이용된 뒤에는 탁기로 전화되어 호기와 기주의 땀구멍을 통해 체외로 배출된다.

기의 작용을 통해 얻어진 체내의 정, 혈, 진액 등은 자신의 신진대사나 상호전화를 진행하게 된다. 예를 들어 음식이 위에 들어가 비위기의 작용으로 정미와 조박으로 분화된다. 조박은 대소편으로 변하여 체외로 배출된다. 정화는 수곡정미로 생성, 흡수되어 기화작용으로 기혈로 화생된다. 또한 수액의 정과 같은 경우는 비위에서 흡수되어 진액으로 화생되며 진액은 기화작용을 거쳐 땀으로 전화하거나 화뇨하여 체외로 배출된다.

총괄하면 기의 추동, 온후, 방어, 고섭, 기화의 다섯 가지 생리기능은 모두 인체 생명활동에 필수적인 작용이며, 그들 사이에는 반드시 밀접한 협조, 배합, 상호 작용이 있어야 정상적 생리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기의 다섯 가지 생리기능의 명칭은 비록 다르지만, 기는 활력이 매우 강하고 부단한 운동을 하는 본질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는 하나의 공통점에 귀결한다. 바로 기의 강한 활력과 부단한 운동으로 인해서 인체 각 방면의 생리 활동을 추동하고 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기의 운동은 승강과 출입 뿐만 아니라, 승강출입사이의 조화와 평형이 이루어져야 체내 각종 액체상태물질을 고섭할 수 있는 것이다. 또한 사람은 원기를 근본으로 하고, 위기가 사람의 피부를 호위하므로 외사의 침입을 방어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설명이 필요한 것은 다음과 같다. 기의 추동, 온후, 기화의 세 가지 작용은 인체 생명활동의 원동력이 되며, 기의 운동, 변화를 통해 인체 생명활동에 필요한 가장 기본적인 에너지원이 되는 기의 영양작용을 담당한다고 할 수 있다.

 

氣에 대한 현대적 접근

  氣란 무엇인가를 한의학적 입장에서 정리 해보았지만 아직도 명쾌하게 이것이 기이다라는 정의를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

  우주생성론, 우주구조론, 철학, 천문, 역법, 지리, 풍수, 의학, 양생법, 기술론, 예술론, 병법, 무술… 등등 기를 논하는 영역은 매우 다양하며 어쩌면 세상을 구성하는 모든 영역에서 기를 경험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옳다.

  물론 氣의 정체를 해부하고 氣가 무엇인가 하는 것을 밝히려면 더욱 시대의 폭을 넓히고 더욱 많은 문헌을 다루어 볼 필요가 있으며 최근 기의 실체를 파악하기 위해서 도전하는 내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일반적으로 氣란 현상계에서의 일체의 존재 또는 기능의 근원이며, 물질·생명·마음의 삼계(三界)를 성립시키고 있는 본바탕이다.

  氣가 응집하거나 확산을 거듭하며 끊임없는 운동과 흐름(流動)을 계속하는 사이에서 모든 현상이 일어난다고 옛 사람들은 인식했던 것이다.

  그리고 그 氣가 바탕이 되고 여러 방면으로 침투함으로써 중국을 비롯한 동양권 문명이 꽃피어 왔다고 본다.

  현대에 있어서 동양의 기나긴 역사를 맡아온 氣의 개념을 합리적으로 이해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리고 과학적 입장에서는 氣가 어떤 모습으로 정의될 것인가가 초점이다.

   오늘날 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영역은 의학과 양생, 또는 무술의 세계에서의 氣, 그리고 일반적으로 생체(생명) 에너지로 불리고 있는 氣일 것이다.

  경락(經絡)을 타고 온몸을 빠짐없이 돌고 있다는 氣, 또는 생명의 근원으로서 보양(補養), 연마(練磨)할 수가 있는 氣― 이런 氣는, 본원적(本源的)으로는 물질을 구성하는 氣와 정신작용을 지배하는 氣가 동질(同質)이라고는 해도, 나타나는 장(場)의 차이에 따라 그 성격도 다른 氣와는 근본부터 다르다.

  본디 氣는 단순한 사상적·관념적인 존재가 아니다. 氣란 확실히 실재(實在)하고 사람에 따라서 확실히 지각(知覺)되는 어떤 것인 것이다.

  바로 얼마 전까지만 해도 그처럼 정체(正體)를 알 수 없는 신비적인 氣라는 것이 존재한다는 것은 미신(迷信)에 지나지 않는 다고 생각되고 있었다. 그러나 서양의 과학자는 아직도 생체 에너지로서의 氣의 실재를 믿지 않는 경향이 많다.  그러나 예컨대 중국 전통의학에 대해 과학적인 분석(分析)이 가해지고 전기생리학(電氣生理學)적인 수법으로 계측 실험(計測 實驗)이 행해져 온 결과, 경락이라고 불리는 미지(未知)의 몸 안 통로가 실재한다는 것임이 증명되었다. 이외에도 고전압발생장치를 이용하여 기의 현상을 촬영한다든가 뇌파를 이용하여 기의 피암시성 실험을 행하는등 매우 다양한 접근법이 시도되고 있다.

  한편 氣 자체에 대해서도 그 정체를 파악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계측 기기(器機)를 사용하는 실험이 추진되고 있다. 아직껏 학문적으로 충분히 확인되었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앞으로 성과가 크게 기대되고 있는 것이다.

  동양 의학의 현대적 연구는 이런 주장에 대하여 실증적으로 뒷받침해 주는 것인데, 氣 에너지(전기생리학적 방법에 위해 간접적으로 측정·가능하다)가 흐른다고 하는 '경락(經絡)'은 심리작용과 생리 작용을 통합한 고차적(高次的)이고 미분화된 시스템이며 '무의식적 신체'라고 부를 수 있다.

  한의학에서 말하는 氣란 외부 환경의 변화와 스트레스에 대하여 인체 내부의 호메오스타시스(homeostasis:생체 안의 균형을 유지하려는 경향. 항상성)를 유지하는 생체 에너지의 표현으로 본다. 외부적 자극을 사기(邪氣)라 표현했고 인체 내부의 저항력내지는 생명력을 정기(正氣)로 설정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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