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월에 3주 동안 이탈리아, 영국 신혼여행을 다녀왔었다.
그리고 아기가 생기면 더 이상 여행도 힘들어질 테니 마지막으로 장거리 여행을 가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1차 신혼여행을 다녀오자마자 신혼여행 2탄 (아기 만들기 여행)을 계획했다.
신혼여행 1탄에서 갈때는 비즈니스, 올 때는 이코노미를 탔었는데 갈 때에 비해서 올 때가 너무너무 힘들었다. 그래서 이번 여행에서는 왕복 비즈니스로 갈 계획을 세웠다.
서로가 가고 싶었던 여행지를 얘기하다 보니 둘 다 공통적으로 이집트 이야기가 나왔고 이집트로 결정되었다. 사막과 나일강과 파라오의 정기를 받은 아이를 만들기로... ㅋㅋ
생소한 여행지이다 보니 처음에는 패키지로도 알아보았는데 둘다 패키지여행은 취향이 아니고 비행기도 비즈니스를 마일리지로 타야 했기 때문에 자유여행으로 계획했다.
그래서 정해진 스케줄은 11월 21일 ~ 12월 7일. 16박 17일. 이스탄불 in 로마 out이다.
보통 이집트를 갈 때는 이스탄불로 들어가고 이스탄불로 나오는데, 마일리지 티켓 귀국 편은 남은 것이 로마밖에 없어서 로마 out이 되었다. 이번 여행 역시 마일리지 티켓이 있는 날짜가 우리의 여행기간이요, 우리의 여행지가 되는 것이다.
와이프가 이전부터 카파도키아를 꼭 가보고 싶었다고 해 카파도키아 일정을 3일간 넣고 이스탄불은 최소화하였다. 나는 누구보다도 내 몸을 소중히 하는 사람이라 위험천만해 보이는 벌룬탑승은 안 하려고 했었는데 카파도키아에 가면 벌룬은 국룰이라는 와이프 말과 유튜브 영상들을 보곤 타기로 결심했다. 겨울철에는 날씨 때문에 뜨는 날이 잘 없다고 해서 최대 한 탈 확률을 높이고자 3박 일정을 잡았다. 그리고 중간중간 심심할까 봐 승마투어, 그리고 화보촬영이 취미인 와이프를 위해 소금호수도 일정에 넣었다.
이집트는 후기들을 보니 나일강 크루즈가 정말 좋았다고 해서 나일강 크루즈를 넣었고, 사막에서 하룻밤을 잘 수 있다기에 1박 2일 사막투어도 일정에 넣었다. 그리고 마침 귀국 비행기가 로마발이라 2박 3일 빈치에서의 아그리투리스모 일정도 넣었다.
중동과 아프리카는 항공기 지연이나 취소가 빈번하다고 하고, 이집트의 경우 공항에 들어가기 전부터 짐검사를 해서 국제선은 최소 3시간 전, 국내선도 2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해야 한다기에 하루에 2번 비행기를 타는 일은 모조리 없애버렸다. 비행기는 하루 한 번만!
덕분에 이동만 할 수 있는 어정쩡한 날도 생기긴 했지만 아프리카여행은 원래 이렇게 하는 거란다...
기차나 버스를 이용할 생각도 해보긴 했지만 이집트가 워낙에 광활해서 이동시간이 너무 길어질 것 같고 잠은 호텔에서 자야 한다는 것이 나와 와이프의 모토였기에 모조리 비행기로 이동하는 루트를 짰다.
지난번 신혼여행에서 비행기, 버스, 택시의 콜라보로 돈도 아깝고 시간도 아깝고 몸도 힘든 여정을 경험했었기 때문에 이번에는 자동차로 인천공항까지 가기로 했다.
충전시간을 포함해 광안리 집에서 인천공항 도착할 때까지 지난번 국내선 비행기와, 버스, 택시 콜라보 때와 같은 5시간이 걸렸고 그때에 비해 힘들지도 않고 비용도 충전비를 포함해도 3만 원 정도밖에 들지 않으니 와이프도 지난번의 국내선 비행기는 실수였다고 했다. 앞으로도 인천공항을 갈 일이 생긴다면 자동차로 이동할 생각이다.
주차가 조금 걱정이긴 했지만 며칠간 인천공항 실시간 주차정보를 지켜본 바 저녁 10시 이후부터는 장기주차장이 수십~수백 대 빈자리가 생기는 걸 보았고 예약주차장을 이용하지 않았다. 예약주차장의 경우 p5 주차장만 이용가능 하고 p5주차장은 노상주차장인데다 터미널까지 거리도 멀어 셔틀을 타고 움직여야 하기 때문에 우리의 운을 믿어보기로 했다.
도착은 저녁 10시 15분 즈음이었고 내가 노리고 있던 주차타워는 동쪽도 서쪽도 수십대 자리가 남아있어 도착해서도 내가 원하는 자리를 골라서 주차할 수 있었다.
장기주차장의 비용은 전기차 할인 50% 아멕스인천공항 할인 만원을 적용해서 우리 여행일정기간 동안 81000원이 나왔다.
호텔도 지난번 좁아터진 욕조의 베스틴 호텔을 겪어보곤 이번엔 인천공항 내에 위치한 캡슐호텔인 다락휴를 미리 예약했다. 더블베드에 샤워룸까지 달려있는 방이었는데 12시간 85000원이었다. 시설은 캡슐호텔이라도 하기엔 상당히 쾌적했다. 다만 변기가 객실내부에 없고 공용 화장실을 이용해야 하는 점은 캡슐호텔다웠다. 체크아웃을 끝내고 공항체크인카운터까지도 걸어서 5분이 채 걸리지 않아서 체크인시간까지 시간을 상당히 절약한 기분이었다.
이번에도 비즈니스 티켓이었기에 아시아나 라운지를 이용했는데, 지난번에 한번 경험해 봤다고 익숙하다는 듯 라운지를 이용했다. 마침 홍콩으로 가는 연예인 차은우도 아시아나 센터 라운지를 이용하고 있어서 연예인 구경도 했다. 마침 밥 가지러 가는 타이밍도 맞아서 바로 옆에서 밥도 함께 담았다. 와이프 얼굴을 보니 좋아죽으려고 한다... 사인도 받겠다며 나보고 볼펜을 달라고 했지만 차은우 씨의 평화를 깨뜨리지 않도록 그러지 말라고 했다. 그래도 하도 졸라대길래 펜을 줬는데 차은우 씨는 이미 라운지를 떠난 후였다.
와이프는 그래도 연예인을 봐서 기분이 좋아 보였다. 같이 홍콩이라도 가고 싶은가 보다. 홍콩 보내줘야겠다고 다짐했다. ㅋ
이번에 탑승한 비행기는 지난번과 동일하게 보잉 777이었는데 지난번보다 내부가 구형이었다. 기내 인포테인먼트는 터치도 안 되는 구식이었다. 원래는 에어버스 350으로 운행하는 비행이었는데 비행스케줄 변경으로 노후기체를 이용하는 편을 타게 되었다. 로마에서 올 때도 보잉 777이던데... 우린 신형기체를 탈 운이 없나 보다.
그래도 이코노미로 장거리 비행한 것보다 훨씬 쾌적하고 시간도 잘 갔다.
기내식은 지난번과 같이 양식을 선택했다. 와이프도 양식을 선택했는데 지난번 먹어보지 못한 닭다리살구이와 바질페스토 뇨끼, 와이프는 사프란 리조또를 곁들인 지중해식 해산물요리를 주문했다. 와이프가 고른 것은 미묘했는데 와이프도 남의 떡이 커 보인다더니 '왜 항상 오빠께 더 맛있는 것 같지?'라고 했다. 근데 맛있어 보이는 게 아니라 실제로 내게 더 맛있었다. 닭다리살구이는 지난번 트러플 쇠고기안심스테이크와 비견할 정도로 맛있었다. 다만 뇨끼는 식감이 별로였다. 이로서 아시아나의 로마행 비즈니스 식사는 종류별로 다 해 본 셈인데 다음번 로마행 아시아나 항공 비즈니스를 또 이용할 일이 있다면 나는 양식의 트러플 쇠고기안심을 주문할 것 같다.
착륙 2시간 전 제공되는 간단한 식사는 어향가지를 시켰는데 비즈니스석 메뉴들 중 압도적으로 맛있었다. 아시아나는 쌈밥이라는 말이 있던데 나한테는 아시아나는 어향가지라고 해야 할 것 같다. 와이프는 내가 이전에 먹었던 파스타를 시켰는데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면과 스테이크는 질기고 불어터진상태에 파스타는 소스맛이 거의 안 나서 버섯과 함께 먹어야 파스타맛이 났다. 와이프는 가지를 안 좋아해서 어향가지를 안 시킨 것인데 편식 때문에 맛있는 요리도 못 먹고 불쌍할 따름이었다.
이스탄불 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입국심사장까지는 걸어서 10분, 입국심사도 모조리 아날로그식. 입국심사를 마치는데 30분 정도가 소요되었다. 비즈니스클래스로 짐이 빨리 나온것은 아무 의미가 없었다.
튀르키예는 유럽처럼 카드로만 다니긴 힘들다고 해서 현금을 조금 뽑았다. atm기는 이스탄불 국제선 도착층 zirrat atm을 이용했다.( 알아먹을 수 없는 말들만 나와서 당황했는데 일단 카드부터 넣으면 영어로 변환하는 버튼이 나온다.) 인출할 때 화면을 보니 수수료가 8%라고 되어있었는데 내가 쓰는 하나비바 카드는 카드수수료가 공짜로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냥 뽑았다. 근데 나중에 계산해 보니 정말 8%가 빠져나가있어 알아보니 출금 수수료는 면제인데 현지 atm수수료가 있었던 것이고 카드별로 수수료면제 되는 은행이 달랐다. 하나비바카드는 ptt atm에서 수수료가 공짜. 트레블월렛은 zirrat에서 수수료가 공짜였다. 이후에는 ptt만 사용했다.
이스탄불국제공항 (ist)는 이스탄불 시내에서 차로 1시간 30분 정도 걸리는 외딴곳에 위치해 있어 시내로 가더라도 저녁 늦은 시간이 되어버릴 테고 이후에 또 공항 왔다 갔다 하는 시간이 아까워 첫날 바로 카파도키아 카이세리공항으로 가기로 했다. 터키항공이 국내선 카운터도 1시간 30분 전에 닫는다고 하고 상습적 지연, 짐분실이 있다고 해서 이스탄불 착륙시간으로부터 3시간 뒤 출발하는 비행으로 잡았는데 상당히 현명한 행동이었다. 출발 전에는 기다리는 3시간 동안 뭘 할지 고민했었는데 당일 출발 게이트에 도착하니 비행기 이륙시간 1시간 전이었다...
나의 걱정이 무색하게 카이세리행 터키항공은 지연 없이 출발했고, 오히려 도착예정시간보다 20분 빨리 도착했다. 카이세리 공항은 시골 여객터미널 같은 작은 공항이었다. 카이세리의 호텔까지는 호텔 측에서 예약해 준 셔틀버스를 인당 10유로를 내고 탔다. 셔틀이라 그런지 다른 호텔로 가는 손님도 섞여있었고 모든 인원이 탑승할 때까지 출발하지 않았다. 지금 다시 생각해 보면 인당 10유로씩 줄 것 같으면 그냥 택시를 타도 되지 않았나 싶다. 아니면 렌터카를 이용하던가... (터키는 테슬라 렌트가 없어서 고려를 안 했었다.)
1간가량을 불도 없는 어두운 도로를 달리다 괴레메로 도착할 때즈음 되니 온갖 형형색색 불빛들이 보였다. 특이한 자연을 가진 소도시를 기대하다가 만난 풍경이 화려한 불빛으로 관광객을 겨냥한 도시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어 거부감이 들었다. 그리고 더 깊숙이 들어가자 구불구불한 오솔길 같은 길에 경사진 도로, 동굴호텔들을 보니 이탈리아 마테라 같은 느낌도 받았다.
우리가 3박 동안 지낼 호텔은 아이딘리 케이브 호텔
https://maps.app.goo.gl/GGGVZYVreUEUYpWs5
3박에 397유로.
한국인들 사이엔 유명한 호텔인 것 같다. 동굴호텔이라는 이름을 달았지만 마테라에서 묵은 진짜 동굴을 파서 만든 호텔은 아니고 동굴느낌만 나는 세미 동굴호텔이다. 와이프가 진짜 동굴호텔에서 엄청난 습기에 고통받고는 괴레메에서는 동굴호텔에서 자기 싫다기에 결정한 호텔이다. 물가가 이탈리아보다 저렴해서 개인 테라스가 있는 스위트룸으로 선택했다.
첫날은 이동을 마치고 나니 이미 10시가 넘은 시간이어서 씻고 자기만 했다. 그리고 다음날 새벽 예약한 벌룬은 날씨 탓에 캔슬되었다는 연락을 받아서 일찍 일어날 걱정 없이 푹 잤다.
아이딘리 호텔의 조식이 맛있다는 리뷰를 많이 보았는데, 조식 종류가 엄청 많았고 맛도 있었다. (특히 벌집과 섞어주는 카이막) 달달한 디저트케이크류는 전부 맛있었다.
벌룬투어가 없었던 덕에 여유로운 아침식사를 마치고 로컬 슈퍼를 갔다.
레몬소다, 터키 콜라, 수박맛아이스티, 과자 2개를 샀는데 겨우 64리라(2700원 정도)밖에 안 했다. 괴레메는 관광지 물가라서 뭐든지 다 비싸서 한국물가랑 비슷하다고 들었는데 식료품은 저렴했던 것 같다.
식료품 쇼핑을 마치고 오늘의 첫 번째 일정 승마투어를 호텔에서 신청해서 갔다.
발품을 팔았으면 더 저렴하게 할 수 있었겠지만 나는 시간이 더 소중하기 때문에 호텔에서 연계해 주는 업체로 갔다. 시간은 원하는 대로 설정 가능했다.
1인당 30유로.
우리 둘 다 제주도에서 말을 타 본 경험은 있지만 울타리 안에서 몇 바퀴 돌다가 내린 정도여서 처음탄 것이나 다름없는 상태였다. 그래서 처음엔 이브라힘 씨가 고삐를 잡고 둘 다 이끌려 갔었는데 중간즈음부터는 나에게는 고삐를 넘겨줘서 나는 혼자서 타고 왔다. 역시 기마궁술의 민족, 한국인인 것인가. 와이프는 말이랑 교감이 잘 안 되는지 끝까지 고삐를 잡지 못하고 끌려다니다가 포토스팟에서 사진만 찍었다. 사진 찍을 때도 무서워서 억지웃음 ㅎㅎ
이날의 승마경험으로 나는 승마에 완전히 빠져버려서 다음 여행으로 몽골을 준비했다. 테를지에서 승마.... 그리고 제주도에서도 바닷가를 배경으로 승마할 수 있는 곳이 있다고 해서 제주도에도 승마하러 가볼 예정..
투어를 마치고 점심식사를 Cappadocia cuisine에서 먹었다.
https://maps.app.goo.gl/e8TDzSgszMTBMNKK8
비프 항아리케밥과 양고기 꼬지, 맥주 한 병. 840리라
항아리케밥은 토마토베이스의 국물이 있는 요리로 러시아의 보르쉬랑 비슷한 맛이 났다. 양고기꼬지는 간이 안되어있어서 직접 소금 간을 해서 먹었다. 관광지라 그런지 맛은 그저 그랬다. 한국에서도 찾아 먹으려면 먹을 수 있을 것 같은 느낌?
튀르키예 맥주인 Efes는 한국맥주랑 크게 차이가 없었다. 역시 술을 먹지 않는 이슬람 국가에서는 맛있는 술은 찾을 수 없나 보다.
비수기에 와서 그런지 식당에는 우리를 제외하곤 일본인 커플 1팀밖에 없었다. 마을을 걸어 다녀도 사람은 거의 만날 수 없었고 망한 도시 같은 느낌? 하지만 오히려 우리만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더 좋았다.
오후에는 레드문에서 예약해 둔 일몰시간 소금호수 투어를 다녀왔다.
https://maps.app.goo.gl/9JvKi6s42FQrbD289
소금호수 투어는 괴레메 시내에서 차로 2시간 거리에 있는 Tuz Gölü 를 다녀오는 투어이다. 투즈 골루는 우유니 소금호수 다음으로 큰 세계에서 2번째로 큰 소금호수로 튀르키예의 소금생산량의 절반을 여기에서 생산한다고 한다. 호수에 물이 없을 때는 새하얀 소금밭을 볼 수 있고 물이 차있는 동안에는 하늘과 반사된 모습의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화보촬영에 진심인 우리 와이프를 위해 선택한 투어이다. 성수기인 여름철에는 물이 말라있는 경우가 많은데, 우리가 간 11월은 비가 많이 와서 튀르키예 여행 자체는 비수기이지만 덕분에 소금호수에는 물이 많았다.
영어를 못하는 기사님이라고 해서 걱정했는데 간단한 영어는 하시는 것 같았다. 근데 가는 길에 어디론가 전화를 하더니 젊은 현지인으로 보이는 여자를 같이 태우고 간다. 무슨 상황인지 모르겠는데 딸인 것 같은 느낌. 일단 그냥 갔다 ㅎ 그리고 여자를 태운 뒤부터는 갑자기 음악도 틀고 간다. 로컬음악이구나 싶어서 그냥 들으면서 갔다. ㅎㅎ
소금호수에 도착해서는 2시간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2시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상상과는 달리 완전 관광지화 되어있는 곳이었다. 주차장도 완비되어 있고, 소금호수로 가는 길은 기념품샵을 통과해야 지나갈 수 있다. 기념품샵을 지나쳐서 나온 풍경을 보곤 와이프는 대 실망했다.
하지만 좀 더 깊이 들어가서 물이 가득 차 있는 곳에서 사진을 찍고 보여주니 급 기분이 좋아져서 대박이라며...ㅋㅋ
처음에는 2시간이나 사진 찍을 게 있을까? 했는데 찍다 보니 1시간 반을 촬영했다. 이번에 새로 출시한 dji 포켓 3으로도 찍고, 핸드폰으로도 찍었는데 역시나 1인치 센서의 포켓 3의 압승이다. 핸드폰 카메라로 찍을 필요 없이 4k 60 fps로 찍다가 원하는 컷에서 멈춰서 스샷을 만들면 따로 사진 찍을 필요가 없더라.
처음에는 깊이도 들어가기 싫어했었는데 귀국해서 찍었던 사진을 보고는 거품이 거슬린다고 더 깊이 들어갈걸 그랬다며.... ㅋ
돌아가기 전 소금물 범벅이 된 신발과 발을 씻으러 화장실로 갔는데 화장실도 유료라서 5리라를 내고 들어가야 한다. 야외에는 발 씻는 화장실, 실내에는 용변용 화장실이 있었는데 우리가 갔을때는 발씻는 화장실 쪽엔 직원이 없어서 발을 씻질 못했다. 다행히 사전에 정보를 좀 알아두고 간 덕에 갈아 신을 슬리퍼와 발을 닦을 물수건을 가져가서 깨끗이 뒤처리를 하고 다시 차에 탑승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길은 괴레메로 바로 가지 않고 우치히사르에서 내려달라고 했다. 튀르키예가 다 그런 건지 이 기사님이 그런건지 국도 제한속도가 50이라고 적혀있는데도 거의 110으로 달려왔다. 덕분에 시간은 많이 단축시켰다. 원래라면 8시 도착인데 7시에 식당에 도착했다.
와이프가 유튜브를 보다가 찾은 식당 janti Cafe & restaurant
https://maps.app.goo.gl/YviHwuZxCaKWJ6KE7
구독자는 별로 없는 유튜버가 1년 전 올린 영상에서 괴레메보다 우치히사르 물가가 절반 이상 저렴하고 맛도 있다며 추천해서 갔는데 막상 가보니 가격은 점심때 괴레메에서 먹은 가격이랑 별반차이가 없었다.
애피타이저로 포도이파리에 싸인 체리요리, 그리고 케밥은 질린다며 볼로녜제 파스타, 항아리케밥, 쌀푸딩을 시켰다. 총 880리라.
애피타이저는 새콤달콤한 체리맛 때문에 디저트를 먹는 느낌이었다. 항아리케밥은 특이하게도 항아리에서 안 나왔고 간이 하나도 안되어 있었다.
근데 뒷테이블이 시킨 항아리케밥은 항아리를 깨서 주고 게다가 좀 더 걸쭉해 보였다. 우리한테 나온 건 거의 국이었는데... 그리고 메뉴판에는 밥도 준다고 되어있었는데 우리에겐 밥도 나오지 않았다. 와이프는 엄청 따지고 싶어 했지만 나는 이미 배부르게 식사도 마친 마당에 이제 와서 따지면 뭐 하나 해서 그냥 됐다고 했다. 터키말을 잘했으면 따졌을 듯 ㅎ
역시 식당은 구글리뷰 갯수가 적어도 1000개 이상은 되는 곳을 가야 실패하지 않는 것 같다.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택시를 잡아보려고 bitaksi 어플을 다운받았는데 막상 우치히사르에서는 bitaksi를 지원하지 않아 결국엔 레스토랑에 택시를 불러달라고 부탁했다. 튀르키예 택시가 요금실랑이문제로 말이 많던데 우리에게 온 택시기사는 다행히 알아서 미터기를 켰고 125리라에 괴레메 숙소까지 도착했다. (팁으로 5리라 더 줘서 총 130)
여행 3일째
2주 동안 계속 날씨 때문에 취소되고 있는 걸 봐서 3박 4일 중 하루도 못 탈 수도 있겠다 싶어 거의 포기했던 벌룬투어가 다행히 가능한 것으로 확정이 났다. 비용은 2인 250유로였다.
터키정부에서 전날 허가는 준 상태이고 벌룬이 뜨기 직전 마지막 허가만 나면 탈 수 있는 상태였는데 windy 어플에서 괴레메 바람, 돌풍 상황을 보면 돌풍이 5 정도라서 정말 뜨기 직전까지도 못 뜨는 게 아닌가 걱정을 했다. 아닌 게 아니라 7시에 떠야 할 벌룬이 40분 정도 대기를 한 끝에 겨우 비행을 시작했다. 일부러 10유로 더 주고 1차 벌룬을 예약한 것인데 일출시간인 7시 30분을 넘겨버렸다.
구름이 많아서 조금 아쉽긴 했다. 그래도 2주 동안 계속 날씨 때문에 취소되다가 마침내 뜬것이라 벌룬 수는 겨울인데도 상당히 많았다. 이 날 벌룬투어로 벌룬뽕에 취해버려서 이집트 룩소르에 가서도 벌룬투어를 신청했었다. 그래도 역시나 카파도키아 벌룬에 비할바는 못되었다. 그리고 자리영향도 상당히 컸다. 일부러 나중에 타서 가장자리에 타고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천천히 탑승해서 가장자리에 탔었는데 탁 트인 시야가 확보되어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덕분에 좋은 사진, 영상을 찍을 수 있었는데, 막상 벌룬을 탄 상태에서 찍는 셀피는 별로였다..
만족스러웠던 승마, 소금호수부터 시작해서 한 달에 10일 뜨기도 힘들다는 겨울철 벌룬투어까지 성공시키다니 이번 여행은 뭔가 술술 잘 풀리는 느낌? 다음날도 날씨가 좋았는데 우리가 탑승한 날 2주 동안 벌룬 못 탄 사람들은 다 탔는지 다음날은 벌룬이 별로 안 떴다. 지상에서 보는 벌룬보다는 탑승해서 보는 벌룬이 훨씬 멋있다. 경치구경은 덤.
착륙하고 나면 축하 샴페인도 터뜨리고 인증서도 나눠준다. 앞에서 팁을 받는데 다들 별로 안내는 분위기였다. 우리는 기막힌 자리선정 덕분에 아주 만족스러웠기 때문에 팁으로 200리라를 냈다. 잘 보이게 앞쪽으로 가져다 놓더라...ㅋ
벌룬투어를 마치고 조식을 간단히 먹고 그린투어를 다녀왔다. 그린투어는 괴레메 파노라마, 데린쿠유, 으흘랄라 계곡 트레킹. 셀리메 수도원. 피죤벨리, 그리고 기프트샵 2군데를 다녀오는 코스였다. 그닥 관심 있는 곳들은 아니었는데 튀르키예, 그것도 카파도키아 까지 와서 안 보고 가긴 아쉬워서 신청했다. 비용은 2인 110유로.
먼저 괴레메 파노라마는 전날 승마투어하면서 다녔던 곳이고, 벌룬투어를 하면서 이미 전체를 다 둘러본 터라 간 의미가 없었다. 그리고 데린쿠유도 역사설명을 들으니 흥미롭긴 했는데 그렇게 까지 관심 있었던건 아니라...
셀리메수도원은 스타워즈 촬영지라길래 관심이 있었는데 알고 보니 여기서 찍은 건 아니고 여기서 찍고 싶어 했는데 못 찍게 해서 튀니지 가서 찍었단다...
으흘랄라 계곡은, 출입하는 곳이 공사 중이라서 못 들어간단다...
그리고 점심.. 패키지에 포함된 곳이라 다른 선택지가 없었다. star restaurant
https://maps.app.goo.gl/tEUrcwURUTifRqQNA
가이드 추천으로는 피쉬 케밥만은 시키지 말랬다. 그래서 우리는 소고기케밥, 닭고기 케밥으로 시켰다. 그냥 무난한 맛. 튀르키예 와서 여기서 처음으로 바클라바를 먹었는데, 다른 일행들이 여기 건 맛없다며 이스탄불 맛집을 추천해 주셨다. 근데 바클라바 자체가 내 취향은 아니었음.. ㅋㅋ
같은 일행 중 한 분은 모험을 해보겠다며 피쉬를 시켰는데 가이드말을 들을걸 그랬다고...ㅎㅎ
마지막 피존밸리도 풍경자체는 벌룬투어하면서 실컷 본 풍경.... 아무래도 벌룬 타고나서 보니까 감흥이 좀 덜한 느낌..
전체적으로 겨울이라서 그린이라기보단 옐로투어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느낌도 들었다... 트레킹 할 수 있는 날 여름철에 와야 좋을 듯.
마지막으로 선물가게에 들러서 초콜릿이랑 과자들 구경도 하고... 집에 가서 먹을 것만 하나 샀다.
2번째 가게는 보석가게였는데 터키석, 줄타나이트 액세서리를 구경했다. 줄타나이트는 광원에 따라 보석색깔이 갈색, 초록색, 핑크색 등 색이 다르게 보이는 보석이어서 나도 와이프도 관심이 갔다. 저렴한 건 20만 원, 좀 가격대 있는 건 40만 원 정도였는데 와이프는 생각보다 쎈 가격에 아무것도 안 사고 나왔다. 사줄 생각이 있었는데 본인이 싫다니 뭐.... 우리 와이프 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기념품샵은 다 굶어 죽을 것이다. 여행지 기념품은 보기 좋은 쓰레기라나...ㅋㅋ
투어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 또다른 떠돌이개를 만났다. 이번에 만난 녀석은 야외소파에 자리를 잡고 누워있다... 또 내 개인 척 사진을 찍었다.
저녁을 먹으러 간 곳은 지금껏 간 곳들보다 가격대가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괴레메에서 먹는 마지막 식사이니 만큼 비싼 데에서도 먹어보기로...
Köşebaşı Kapadokya
https://maps.app.goo.gl/WcwLJaLCtizag4Ns6
리뷰를 보면 한국 단체패키지 투어에서도 여기에 먹으러 온다고 해서 퀄리티면에서 걱정이 되었는데, 평점이나 리뷰수를 보면 압도적으로 좋은 리뷰여서 가보기로 했다.
이번 식당도 비수기답게 식사시간임에도 3 테이블 밖에 차있지 않았다. 자리에 앉자마자 커다란 쟁반에 차가운 전채요리들을 가져와서 하나하나 설명을 해주었다. 근데 아무거도 안 고름 ㅎ
우리는 고기, 치즈 피데(320리라)와 양고기케밥(470리라)을 주문했고 음식은 만족스러웠다. 비싼 값을 하는 느낌.
음료는 와이프는 현지맥주(190리라), 나는 이 동네에서만 먹을 수 있다는 술 Raki (165리라)를 주문했다. 인터넷에서 현지어로는 라쿠 라고 읽는다고 적혀있길래 라쿠라고 발음했는데 웨이터가 영어식으로 라키라고 말해서 좀 뻘쭘했다 ㅎ
라키는 45도 정도 되는 술인데 물과 섞어마신다고 한다. 섞기 전에는 투명하지만 물과 섞으면 색이 유백색으로 바뀐다. 도수가 세기도 하고 독특한 향이 나서 내 취향은 아니었다. 추어탕에 들어가는 산초로 술을 만든 느낌? 원래 술을 좋아하진 않지만 새로운 경험하는 게 좋아서 주문했다. 와이프가 주문한 맥주도 맛이 별로였다. 아무래도 이슬람국가라서 자기네들이 술을 안 마셔서 그런지 먹는 현지맥주마다 다 별로였다. 우리나라 병맥주랑 맛이 비슷하다.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로 쌀푸딩을 주문하려고 했는데 없다며 다른 디저트를 추천해 주는데 잘 못 알아듣겠지만 추천해주는것으로 일단 하나를 시켜보았다.
나온 음식은 페이스츄리로 만든 디저트였는데 너무 달지도 않고 식감은 얇은 페이스츄리를 겹겹이 쌓아 바삭하면서도 폭신한 느낌에 피스타치오 가루와 아이스크림이 어우러져서 너무 맛있었다. 나중에 계산서를 확인해 보며 이름도 기억해 두었다. Katmer 카타마라는 중동 디저트인데 가격이 본요리인 피데보다도 비쌌다. 디저트만 340리라. 그래도 비싼 값어치를 하는 디저트였다.
4일째는 이스탄불로 돌아가는 날.
2시 비행기여서 아침에는 숙소 옥상에서 벌룬구경을 하며 조식을 먹고, 숙소에서 뒹굴거리다 11시 체크아웃과 동시에 미리 예약해 둔 공항셔틀(2인 20유로)을 탔다. 공항에 2시간 전에는 도착할 계산으로 예약한 시간이었는데, 셔틀버스는 우리 호텔을 시작으로 다른 호텔들의 손님들을 태우러 다녔고 결국 괴레메에서 빠져나오기 시작한 것은 11시 30분이었다. 게다가 유료도로가 아닌 무료도로로 다녀서 구글네비보다 10분 더 늦게 공항에 도착했다. 급히 공항 안으로 들어갔는데 공항입구에서부터 짐검사를 해서 당황스러웠다. 심지어 우리 앞쪽에는 3대 대가족이 느릿느릿하게 준비하고 있는 바람에 초조해지긴 했지만 다행히 전날 미리 온라인 체크인을 해두어서 짐을 부치는 데는 무리가 없었다. 카이세리공항은 공항이라기보단 시골 버스정류장 같은 느낌이었다.
터키항공이 제시간보다 빨리 출발하길래 지연출발에 대해 걱정은 전혀 하지 않았는데 페가수스항공이 악몽을 만들어주었다. 2시 출발이 4시 출발이 되어버렸고, 비행기 안에서 먹으려던 치킨 샌드위치 기내식을 기다릴 수 없어 매점에서 과자를 샀다.
그런데 무려 150리라. 과자 한봉에 6600원이라니... 한국보다 비싸다. 너무 비싼 가격에 망설이고 있자 공항매점 아줌마가 살 거야? 말 거야? 라고 재촉까지 한다... 바가지인걸 알고도 여기 말곤 살 수 있는 곳이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사 먹었다...
그리고 비행기를 탑승하고 나서는 더 어처구니가 없었다. 비즈니스클래스에 해당하는 자리를 예약했고 치킨샌드위치가 기본으로 제공되는 티켓이었는데 마실걸 뭘 먹겠냐길래 다른 건 유료일 것 같아 물을 달라고 했는데 물도 25리라로 돈을 주고 마셔야 했다. 그래서 취소하고 제로콜라를 70리라에 샀는데 신용카드가 안돼서 현금으로 80리라를 줬다. 근데 거스름돈 10 리라를 안주더라...
그리고 치킨샌드위치도 맛이 너무 없었다. 빵도 맛없고 치킨은 다이어트용 닭가슴살이 들어있고 양상추 얇은 것 1장, 방울토마토 정도의 토마토 한두 개 정도가 전부였다. 맛없던 걸로 기억하는 스코틀랜드의 마트표 샌드위치보다 더 맛이 없었다. 결국 와이프는 빵 절반만 먹고 남겼다.
11시에 괴레메 숙소를 나섰는데 이스탄불에 착륙한 건 6시 30분. 사비하괵첸공항에서 숙소까지는 셔틀(40유로)을 예약해 두어서 셔틀을 타고 바로 숙소로 향했다. 퇴근시간이었는지 어마어마하게 막혀서 8시나 돼서 체크인할 수 있었다. 망할 페가수스항공 때문에 하루를 날려버렸다.
원래 계획은 바자르 구경이었으나 그냥 블루모스크, 아야 소피아 야경만 구경하고 터키아이스크림, 고등어케밥을 먹고 돌아오기로 했다.
아야소피아 근처 군옥수수, 군밤이 그렇게 맛있다고 하더라라는 와이프의 말에 밥 먹으러 가는길인데 간식을 먹어야 하나 싶었지만 하나 사 먹어보았다. 25리라였는데 그냥 군옥수수임. 굳이 사 먹을 필요 없어 보인다.
그리고 트램역 근처 mado에서 아이스크림을 사먹으러 갔다. 원래는 걸어가면서 먹으려고 했는데 테이블에서 먹을까 싶어 들어갔더니 지나가는 직원들마다 테라스자리를 추천했다. 추천해 준 대로 4층까지 올라갔더니 정작 도착한 곳은 추워서 테라스를 열어놓지도 않는 상태였다... 메뉴를 보는데 가격표가 안 적혀있어서 1차 당황. 번역기 돌려서 수박맛과 산딸기맛을 시켰는데 수박맛이 수박맛이 아니었다는데서 2차 당황. 그리고 계산하려는데 자릿세가 있어서 또 당황 ㅎ
그리고 괴레메에서 먹었던 katmer가 여기도 있길래 시켜 먹어봤는데 괴레메가 더 맛있었다. mado의 katmer는 페이스츄리가 괴레메 꺼보다 얇지가 않아서 괴레메에서 먹던 식감이 아니었다. 그리고 레모네이드가 그렇게 맛있다고 하던데 그냥 레모네이드맛이었음... 와이프가 유튜브나 네이버 블로그에서 주워들은 추천들은 믿을게 못되었다.
간식을 다 먹고는 트램을 타러 갔는데 터치리스 신용카드로 바로 찍으려니 결제가 안되었다. 그래서 카르트를 살까 고민하다가 이번에 왕복으로 1번 쓰는 거 말곤 쓸 일이 없는데 카르트값으로 70유로를 내기가 싫어서 고등어 케밥은 그냥 포기했다. 뭔가 하루종일 계획대로 안 풀려서 그냥 숙소로 돌아가기로...
돌아가는 길에 물을 1리터짜리를 사들고 다니니 올 때는 그렇게 호객하던 레스토랑직원들이 우리한테 한마디도 걸지 않았다. 호객이 싫으면 물 1리터짜리 들고 다니는 거 추천 ㅋㅋ
우리가 묵은 숙소는 Erten Konak Hotel
https://maps.app.goo.gl/mkKFCDSz6PcHj86w6
1박 7만 5천 원의 아주 저렴한 가격과 아야소피아까지 도보로 10분도 안 걸리는 거리에 있고,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에 반해서 예약했다.
숙소건물 자체가 아주 오래된 저택이고, 내부에도 골동품이 전시되어 있다. 나는 클래식한 걸 좋아해서 취향저격이었는데 와이프는 모던하고 깔끔한 걸 좋아해서 가격이 싼 거 말곤 맘에 안 들었다고...ㅋ
실제로 숙소내부는 좀 휑한 것이 가격대만큼의 퀄리티였다. 그래도 7만 5천 원인데 욕조가 있는 것이 맘에 들었다. (엄청 미끌거려서 와이프가 싫어하긴 했다 ㅋ) 그리고 숙소 복도에서 블루모스크가 보인다는 장점도...
내가 느낀 단점은 엘리베이터가 없어서 이런 계단을 짐을 가지고 4층까지 오르락내리락해야 한다는 것과 조식이 별로라는 것이다. 구글리뷰에서 조식이 형편없다고 해서 아예 먹을 생각도 안 했지만 실제로 보니 가짓수가 좀 많이 적긴 했다. 괴레메의 아이딘리에서 아주 다양하고 맛있는 조식을 먹다가 여길 보니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브런치로 백종원 씨가 갔던 카이막 맛집에 갈 계획이어서 간단하게 커피와 차, 그리고 오렌지 1개로 때웠다. 근데 오렌지 마저 맛이 없었다 ㅎ
5일째
원래 일정은 체크인 전까지 아야소피아, 블루모스크를 다녀오고, 점심식사 후 하피즈 무스타파 1864에서 커피와 디저트를 먹은 후 공항으로 가는 것이었는데, 전날 못 간 바자르까지 갔다 와야 해서 아침에 일찍 움직이기로 했다.
아야소피아의 관광객입장시간이 9시부터여서 10분 전 미리 오픈런했다. 10분 전에도 줄이 있었지만 9시 8분에 입장성공.
짐검사를 하고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하는데 신발보관함 앞의 카펫을밟지 말고 카페트 밖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카펫 위에서 신발 벗다가 관리인한테 혼나는 사람을 많이 봤다....ㅎ
출입문 안밖으로 있는 신발보관함때문에 둘어서면 발냄새가 진동했다...
성당, 모스크등 종교시설에는 별 관심이 없는 우리였지만 모스크계의 끝판왕인 아야 소피아는 차마 넘길 수 없어 화려한 내부를 스으윽 구경하고 인증샷을 찍고 백종원씨가 다녀온 카이막 맛집으로 갔다.
Boris'in Yeri
https://maps.app.goo.gl/CeGk4QzVt4czaApSA
카이막과 꿀, 치즈와 계란요리, 차이, 꿀을 넣은 데운 우유를 시켰다. 총 225리라.
가면 한국인들 정모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막상 가보니 중국인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서양사람들도 밖에서 인증샷을 찍던데... 백종원 씨의 영향력이 글로벌한 것인가? 아니면 원래 엄청 유명한곳인듯?
근데 주변 둘러보니 아무도 카이막이랑 꿀을 섞지 않고 먹고 있다.. 우리는 괴레메 아이딘리에서 교육받고와서 자연스럽게 섞어서 빵에 발라먹었다. 섞은담에 발라먹어야 존맛인 것을...
아야소피아에서 걸어서 20분 거리였는데 일부러 가서 먹을 가치가 있는 것 같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호텔에 짐을 맡겨놓고 예약했던 셔틀시간을 4시로 당겨달라고 부탁을했다. 체크인할 때 다음날 셔틀탈 시간 결정을 도와달라고 했었는데, 호텔에서는 6시 50분 비행기인데도 4시 35분까지 셔틀을 불러준다고 했다. 사비하괵첸 공항에서 엄청난 교통정체를 경험한 우리는 불안했지만 현지인이 더 잘 알겠지... 싶어 알겠다곤 했지만 계속 불안한 마음이었고, 30분 정도 당겨달라고 했더니 비행기편명을 보고는 4시로도 부족하다고 3시에 가야된단다 ㅎ 어제 다른 직원말만 듣고 그냥 뒀으면 이집트 못갈뻔...
그랜드 바자르는 생각보다 볼게 없었다. 명동 지하상가온줄... 그리고 이집션 바자르인 미스르 차르슈가 오히려 정돈된 느낌이었다.
유명한 31번 가게에 가서 석류차, 장미오일, 장미차를 사고 점심을 먹으러 갔다. 튀르키예 선물은 다 여기서 산듯...(총 570리라) 이집트에서 피라미드랑 사막투어 갈 때 이집트 전통옷이나 이슬람복장을 입으면 좋겠다 싶어서 찾아봤지만 그럴듯한 게 없었다. 스카프라도 사보자 싶어 31번 가게 친척이 하는 스카프가게도 가보았는데 가성비 안 맞다고 구매까지 하진 않았다.
바자르 구경을 마치고 점심을 먹으러 바자르 근처 양고기 케밥집으로 갔다.
Şehzade Cağ Kebap
https://maps.app.goo.gl/mRJkwV4QaBc5Qu5N7
메뉴가 2가지뿐이라 고를 걱정이 없다. 하나씩 시켜봤는데 들어가는 재료는 거의 똑같고 말아주냐 안말아주냐 차이 뿐... 나는 말아주는게 먹기는 더 좋았던 것 같다. 디저트 쌀푸딩, 사이드디쉬 샐러드 포함 가격은 570리라
또 먹으러 갈 거 같진 않은 맛이었다.... 와이프는 안 그래도 양고기를 안 좋아하는데 여기는 양고기 케밥만 팔아서 아주 힘들어했다. 이탈리아 다닐 때는 잘 먹고 다니다가 중동에 와서 먹는 걸로 고생을 많이 한다. 근데 열량은 넘쳤는지 둘 다 살은 뒤룩뒤룩 쪄서 돌아왔다 ㅎ...
식사를 마치고 디저트를 먹으러 Hafiz Mustafa 1864 Sirkeci에 갔다.
https://maps.app.goo.gl/6hx8ijN2Spds5n5m7
커피, 에이드, 디저트, 총 465리라. 전날 갔던 마도보다 디저트 종류가 훨씬 다양했다. 근데 양고기 안먹는 와이프 대신 케밥을 거의 2인분을 먹은 상태라서 배가 너무 불러 조금 남기고 나왔다. 와이프는 괴레메에서 터키커피 먹어보곤 다시는 커피 안먹는다고 해놓곤 또 여기서 아메리카노를 시켰다가 거의 다 남기고 나왔다. 카페가 시작된 나라이지만 마시기엔 대중적이진 않은것 같다...
디저트를 먹고 다시 호텔로 걸어가서 셔틀을 타고 공항으로 갔다. 가는 길 내내 와이프는 튀르키예는 취향이 아닌 거 같다며... 이스탄불은 다시는 안 올 것 같다며... 일단 교통이 너무너무너무 불편했다. 자동차 타는 건 무조건 막힌다고 봐야 하는데 그렇다고 지하철이 촘촘히 깔려있는 것도 아닌.... 안 그래도 대도시는 안 좋아하는데 이스탄불은 남는 비즈니스티켓 끊을 때만 이용하고 도착하곤 바로 카파도키아로 튀던 다른 나라로 튈 듯... ㅋ
이렇게 여행일정이 늘어나서 급 추가된 4박 5 튀르키예 여행이 끝났다. 다음 여행지인 이집트는 새로운 글에서 다시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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