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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과제 및 리포트/실용한의학-생물학과

9장 민간요법

by 찬재 2009. 8. 11.

민 간 요 법

과학과 문명의 발달과 함께 각종 질병의 치료를 위한 새로운 수술기법이나, 신약 등이 개발되었으며, 요즘에는 유전자를 이용한 치료 방법까지 제시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 의학은 인류를 질병에서 완전히 해방시켜 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첨단 의료기술이나 신약이 드러내는 한계와 부작용 극복이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 각국에서는 이러한 현대 의학의 한계와 극복을 동양의학의 치료기법에서 찾아 볼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특히 서양의학과 동양의학을 접목시켜서 제3의 의학을 창출하겠다는 목적으로 이를 대체의학(alternative medicine)의 영역으로 흡수하고 있다.

정통의학의 단점을 보완하는 의미에서 대체의학에 대한 활발한 논의는 상당히 고무적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대체' 라는 말이 정통의학을 대신한다는 것으로 오인되는 것을 우려해 보완요법(complementary)이란 말을 더 많이 쓰고 있다.

보완요법에는 민간요법을 포함하여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많으며, 식이요법, 심리치료요법, 최면요법, 음악이나 미술을 이용한 치료 등이 있다. 이들은 아직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것들이 대부분이다. 물론 이러한 보완요법이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치료에 어느정도 보조적인 효과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정통의학을 보완한다는 의미에서 그쳐야 하며, 정통 의학을 대체할 수는 없다. 특히 민간요법에 대한 지나친 과신으로 치료에 낭패를 보는 경우가 많아서 본 강의에서는 흔하게 접하는 민간요법의 허와 실을 짚어볼까 한다.

 

왜 민간요법을 찾게 될까?

심리적으로 혹시 무언가 획기적인 방법을 통하여 질병에서 아주 벗어날 수는 없을까, 혹은 좀더 쉽게 치료를 할 수는 없을까 하는 기대를 가지고 민간요법을 하게 된다. 대부분의 경우 본인의 의사보다는 주위에서 좋다는 권유 때문에 민간요법을 하게 된다. 질병의 치료방법에 대한 확고한 신념이 부족한 경우일수록 민간요법을 실시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민간요법은 대부분 목적이 뚜렷하지 않으며, 단순히 "좋다" 는 한마디로 시작이 된다. 환자들은 이 "좋다"라는 말의 의미를 "병이 없어진다." "치료가 된다.", "호전된다." 등으로 받아들이며, 이 한마디에 무조건 민간요법에 매달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 심지어 이런 민간요법의 재료를 판매하는 사람들이 그 의미를 모르면서도, 단순히 "좋다"라는 한마디를 광고지에 붙여서 마구잡이로 선전하는 것을 볼 수도 있다.

특히 난치성 질병을 장기간 앓는 경우 특별한 치료약도 없고 또 약을 복용해도 시원찮은 경우에 어쩔 수 없이 민간요법을 찾게 되며 주변에서 무엇을 하고 나았다는 얘기에 쉽게 동화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민간요법을 무조건 경계하거나 지나친 과신은 금물이다.

민간요법을 접하게 되는 경로에도 문제가 없지 않다. 주위의 친구, 친지, 혹은 다른 환자들로부터 소개를 받는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에 신문이나 매스컴을 통하여, 한약방을 통하여, 혹은 민간요법 책자 등을 통하여 소개를 받고 있다. 매스컴에서 한번 소개되면 무분별하게 유포되는 경향이 심하다. 특히 신문지상에 짧게 소개되는 의학상식으로 민간요법을 접하는 것도 문제이다.

통계에 의하면 성인 당뇨환자의 약 74%가 민간요법을 한번이상 해 보았다고 하였으며, 민간요법에 소요된 비용도 평균 52-53만원으로 상당히 많은 비용을 들이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외의 다른 질병에서도 민간요법을 접하는 경우는 허다하며, 민간요법에 소요되는 비용만도 만만치 않다.

현재 시중에서 소개되고 있는 민간요법의 종류는 굉장히 다양하다. 이런 민간요법들은 어떤 시즌을 타는 듯한 느낌도 있는데, 그것은 한 가지 방법이 붐을 타고 많이 성행되다가도 별로 효과가 없는 것처럼 여겨지면 다시 다른 방법으로 몰려가서 성행이 되고 또 다른 방법으로 넘어가는, 마치 다람쥐 쳇 바퀴 돌듯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 한번 민간요법에 들어서면 쉽게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민간요법을 경험했던 사람들에 대하여 민간요법 효능에 대한 견해를 설문한 결과, 대략 80%정도가 소문과는 달리 별효과가 없었다고 응답하였고, 오히려 더 나빠졌다는 경우도   5.6%였다. 이렇듯 환자들이 민간요법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호기심은 버리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민간요법의 허와 실

 소화불량

소화가 안 된다고 하면 누군가 한두 명쯤은 이렇게 하면 즉효라는 처방을 일러주기 마련이다. 이런 속설들은 어느 정도 근거가 있을까 생각해 보자.

(1) 효과있는 처방

손으로 배를 문지르는 건 도움이 된다. 위 운동을 촉진하며, 문지를 때의 마찰로 체온이 올라 위경련을 막아 주기 때문이다. 아이가 아플 때 엄마 손은 약손인 셈이다.

실제로 한의학에서는 腹無熱痛이요 頭無冷痛이라는 말을 한다. 배는 따뜻해야 아프지 않고 머리는 차야 아프지 않다라는 뜻이다. 일반적인 경우 복통이 배가 차서 아픈 경우가 많다. 최근 연구보고에 의하면 복부 온도가 40도 가량 되어야만 소화 효소의 활성도가 최고조에 달해 소화가 잘된다고 한다. 아픈 배를 문지르면 당연히 복부 온도가 상승하여 일시적이나마 복통을 가라앉힐 수가 있는 것이다.

엄지와 검지 사이 오목한 부분을 압박해도 좋다. 한방에서 합곡혈이라 부르는 이 부분은 소화기계통과 관련이 있으며, 소음인 체질이 잘 반응한다. 명치(구미혈) 또는 명치와 배꼽 중간(상완혈)을 누르는 것도 부교감신경을 자극해 소화를 촉진한다.

찹쌀떡을 먹는 것은 사람에 따라 효과가 다르다. 태음인 체질은 찹쌀이 소화에 도움되지만, 다른 체질은 오히려 체증만 더할 수 있다.

(2) 근거없는 속설

사이다나 콜라를 마시면 소화불량이 더 나빠질 수 있다. 소화가 안되면 위에 가스가 차 속이 더부룩한 느낌을 받는다. 평소에는 위와 식도 사이의 식도괄약근이 꼭 닫혀 있어 이 가스가 식도를 통해 역류하지 못하나, 청량음료가 뱃속에서 만든 탄산가스가 합쳐지면 양이 너무 많아져 식도괄약근이 강제로 열려 역류해 나온다. 이것이 트림인데, 트림을 하면 더부룩한 느낌은 일시적으로 사라지지만, 소화불량 자체는 그대로 남아 있다. 청량음료는 여기에 위산 분비를 촉진시켜 속쓰림을 가중시킨다. 커피나 자양강장제도 청량음료와 똑같은 작용을 한다.

소화가 안 된다고 물을 마시면 위 속 소화 효소가 희석돼 소화 작용이 더욱 더디게 된다.

손가락을 따 피를 내는 것도 소용없다. 혹시 효과를 느낀다면 손가락이 아파서 잠시 배 아픈 것을 잊은 것일 뿐. 손가락 끝을 따는 것은 한방에서 뇌졸중, 급성 혼수 등 응급 질환시 말초혈액 순환을 유도하는 처방이며, 소화를 돕는다는 근거는 양·한방 어디에도 없다. 다만 엄지손가락 내측과 엄지발가락 내측에 있는 소아혈과 은백혈에서 출혈을 유도하는 것은 어린이 감기나 소화기 질환에 한의학적인 처방이다. 아마도 이것이 일반인들에게 와전된 것이 아닌가 싶다.

 

 화상

물집을 터뜨리거나 소주 된장 간장을 상처에 바르는 민간요법은 절대 금물이다. 상처를 균에 오염시키는 결과만 가져올 뿐이다.

2도 이상의 화상일 경우 상처범위가 작더라도 꼭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한동안 아무 이상이 없다가 나중에 그 부위가 오그라드는 경우도 있다.

 

 치질

 치질은 어느 날 갑자기 악화되었다가도 또 시간이 지나면 별 불편이 없을 정도로 가라앉기도 하고 또 재발하곤 하는 그런 병이다. 그래서 민간요법으로도 가라앉기도 하는데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것이 좌욕이다. 좌욕은 더운물에 항문과 엉덩이부위를 담그는 방법인데 이를 변형한 여러 가지 민간요법이 있다. 크게 나누면 물에 무엇인가(소금, 쑥, 기타 등등)를 타는 방법이고 또 하나는 물에 직접 담그지 않고 수증기나 열기를 쏘이는 방법이다.

여기에 허와 실이 있다. 맞는 말은 증상이 좋아졌으니 효과가 있다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러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은 항문부위의 온열효과 때문에 혈액순환이 좋아지고, 그러다 보니 부었던 조직이 가라앉고 막혔던 혈전이 통하므로 좋아지는 것이지, 무엇인가 첨가물에 의해서 효과가 나온 것이 아니란 것이다. 흔히 정성을 드려야 뭔가 될 것이라는 소망(?)으로 그렇게들 하지만 그럴 필요는 없는 것이다. 오히려 첨가물에 의해 항문 가려움증을 유발시키므로 역효과가 나타나게 되어있다. 또 물을 끓였다가 식혀서 해야 좋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는데 이도 쓸데없는 정성이다. 더운물이 나온다면 그냥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물의 온도는 너무 뜨거워도 혈관이 늘어져서 좋지 않고, 너무 차가워도 효과가 제대로 나지 않는다. 40℃-42℃정도(목욕물 정도)가 적당하다. 쭈그려 앉은 자세가 치질을 악화시키는 경우가 있으므로 걸터앉아서 할 수 있으면 더욱 좋다.

 

 무좀

무좀을 뿌리뽑기 위해선 꾸준한 치료와 청결유지가 가장 중요하다. 이를 외면한 채 검증되지 않는 민간치료법이나 출처불명의 약물을 사용하다가 증세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종종 있다.

'무좀에 식초가 좋다' '정로환을 갈아서 식초에 넣고 그 물에 발을 1시간 가량 담그면 낫는다' 등의 이야기를 한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식초라고 하는 것은 약한 산의 일종이며 산은 피부를 벗겨내는 부식효과가 있다. 따라서 1시간 가량 발을 담그고 있으면 피부의 일부가 부식돼 벗겨져 나간다. 무좀균은 피부의 가장 바깥 층에 기생하는 곰팡이이기 때문에 이러한 과정에 의해 일부는 제거될 수 있을 것이며 무좀이 조금 좋아졌다고 생각될 수도 있다. 그러나 곰팡이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아서 곧 재발하게 된다.

또한 단순히 피부를 벗길 목적이라면 이렇게 번거롭게 할 필요가 없다. 살리실산으로 만든 무좀약도 시판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러한 형태의 물약이나 연고를 바르는 것이 훨씬 시간도 단축되고 냄새도 나지 않아 편리하다.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짓무르거나 물집이 생기는 무좀의 경우 식초나 살리실산과 같은 자극적인 물질은 발의 상태를 심각하게 만들 수도 있다. 갑자기 염증이 악화되면서 발은 물론이고 정강이, 허벅지까지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붓고, 아프고, 몸에 열도 나는 붕소염, 림프샘(임파선)염과 같은 세균감염이 생겨 입원을 하는 등 엄청나게 고생을 하는 사람들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

특히 무좀을 '발본색원' 하겠다고 강한 산성용액을 사용하다간 심한 염증과 함께 2차적 세균감염으로 증세가 걷잡을 수 없이 악화될 수 있다.

일부는 마늘을 찧어서 붙이거나 뜨거운 모래사장을 오래 걷기도 한다. 그러나 마늘 속의 강한 자극성분이 피부에 손상을 줘 낭패를 볼 수 있다. 모래도 강한 자극으로 증세를 악화시키거나 세균감염으로 염증을 일으키는 등 도움이 안 된다.

소주에 무좀 부위를 담그거나 적시는 경우도 별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는 마찬가지. 알코올에 의해 무좀균이 소독될 것이라고 기대하지만 시원한 느낌과 자극 때문에 가려움증만 일시 해소될 뿐 치료효과는 거의 없다.

 

 요통

환자들 중에는 "허리가 몹시 아픈 데 치료받는 동안 지압도 함께 받으면 안될까요?" 라고 묻은 경우가 많다. 결론부터 말하면 요통에 지압이 좋다고 볼 수 없다. 물론 한의원에서도 필요에 따라 지압을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보통 지압을 하는 사람들은 의료인이 아니라 무자격자이기 때문에 부작용을 부를 가능성이 잠재돼 있다. 심한 경우 허리를 발로 밟거나 뼈를 비틀기도 하는 데 일시적으로 통증이 가라앉거나 시원할 수도 있지만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의료인이 아닌 무자격자는 압력의 정도를 판단할 수 없다. 지압으로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것은 괜찮지만 지나친 압력은 척추에 손상을 주고 디스크 환자라면 악화요인이 될 수 있다.

찜질도 무조건 좋지 않다. 온몸에 화상을 입어 오는 경우도 있다. 만성요통 환자는 어느 정도 도움을 받지만 삐었다든지 갑작스럽게 온 요통은 불난 데 기름을 붓는 격이다.

목이나 허리를 돌리면 「우두둑」 하고 소리가 나면 자꾸 풀어줘야 한다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몸을 움직일 때마다 소리가 나면 관절이 느슨해져 움직이기 쉽다. 한쪽으로 자꾸 틀어져 결국은 척추 자체가 비뚤어져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이 때는 헐거워진 관절이 다시 조여지도록 관절근육을 강화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허리를 왼쪽으로 돌렸을 때 소리가 난다면 허리가 왼쪽으로 돌아가지 않도록 벽에 기대어 왼쪽으로 돌리는 운동을 하면 된다.

멀쩡하다가도 신경을 쓰거나 불쾌한 일이 있으면 어김없이 허리에 신호가 오고 쉬면 괜찮은 사람들도 있다. 반대로 일할 때는 아무렇지 않다가 쉬면 아픈 경우도 있다. 이러한 증상은 신경성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에 심인성질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요통은 진통제나 찜질에만 의존한다면 결코 해결할 수 없다. 보다 정확한 원인을 찾고 치료법을 찾아야 한다.

 

 인삼

보약의 대명사처럼 여겨지는 인삼에 몸에 좋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없다. 그래서인지 몸이 좀 피곤하거나 체력이 떨어지면 으레 인삼을 달여서 먹는 경우를 흔하게 본다. 특히 수험생들에게 열심히 공부하라고 인삼을 달여서 먹이는 정성스런 어머니들이 있다. 인삼이 기운을 보충하고 진액을 만들며 몸을 이롭게 하는 것은 맞는 이야기이지만 누구에게나 좋은 보약이 되는 것은 아니다. 평소 열이 많은 체질의 경우 인삼을 먹으면 두통이나 눈에 충혈이 되어서 해를 입게 된다. 특히 성호르몬 분비가 왕성해지는 중고등학교 수험생들에 무조건 인삼을 달여 먹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인삼의 강정작용이 있어서 성신경을 자극하게 되며 정신이 산만해지게 된다. 그러므로 기운을 보충시키기 위해서 무조건 인삼을 먹는 것은 바람직한 민간요법이 아니다.

 

 말기암

불치병으로 여겨지는 암. 특히 말기암 환자들은 '효험이 있다' 는 음식이나 민간요법의 유혹에 빠진다. 그러나 이중에는 효과와 부작용이 검증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환자의 상태를 악화시키는 것들도 많다.

빗살나무, 참빛나무를 다려 먹으면 암을 고친다는 것은 잘못 알려진 대표적 민간 암치료법이다. 빗살나무 참빛나무를 달인 물을 암세포에 주입한 결과 오히려 암세포가 활성화됐다는 보고도 있다.

한때 포도껍질에 담긴 탄닌이란 성분이 항산화효과가 있다고 해서 시중에 유행했던 포도요법도 위험하다. 암세포는 포도당을 좋아하기 때문이다. 공복 상태인 인체에 포도당이 들어가면 암세포가 가장 먼저 달려들어 먹고 힘을 얻는다.

함부로 찜질방에 가는 것도 피해야 한다. 수술 이후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수술 전에는 암이 확산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기타

① 어유, 간유, 스쿠알렌 : 혈소판 감소, 출혈, 심근경색

② 클로렐라 : 광과민성 피부장애

③ 정제섬유소 : 무기질 흡수장애, 설사

④ 소맥배아, 현미배아(하이드록시 콜린산) : 발암성분

⑤ 골분(인산칼슘) : 흡수율 낮음

⑥ 꿀 : 과당은 포도당에 비해 혈당 상승율 7.5배

⑦ 누에고치 : 과다한 단백질, 신기능 이상 초래

⑧ 해바라기씨, 호박씨 : 과다한 지방

⑨ 날콩(앤티트립신) : 혈구의 흐름 방해, 단백질 부족

⑩ 녹즙 : 섬유소부족 대장균오염

⑪ 췌장 : 어육류 식품에 불과

 

민간요법과 한의학

드라마에서 허준은 간이 나쁜 환자에게 단방 처방으로 산딸기, 모과, 포공영, 파뿌리 등을 다려 먹을 것을 권한다. 예진은 명나라 사신의 수청을 들라는 지시를 받자 수면제로 산조인을 들고 들어간다. 갑자기 사신이 극심한 복통으로 고통스러워하자 예진은 복통과 설사에도 쓸 수 있다면서 산조인을 권한다.

동의보감에 산조인은 심(心)과 비(脾)가 허해서 오는 불면증에 효험이 있다고 나와 있다. 그러나 심과 비가 허해서 오는 경우만 있는 것은 아니다. 신(腎)의 음기가 허해져서 생기는 경우도 많다. 인체의 음기가 허해지면 밤이 되어도 자연의 음기를 그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된다. 이런 경우 산조인을 아무리 써도 수면효과는 얻기 어렵다. 특히 노인의 불면증은 신허에서 비롯될 가능성이 많다. 이럴 경우 수면성분이 전혀 없는 신음(腎陰)을 보하는 약으로 불면증을 치료한다.

이외에도 식체(食滯)나 울화(鬱火) 등도 불면증의 원인이 된다. 수면제 대신 체기를 내리고 울화를 풀어주는 약을 써야만 수면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럴 경우 산조인을 쓴다면 오히려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 따라서 '불면증에는 산조인을 쓴다'라는 말은 엄연히 따지면 틀린 것이다. '심비가 허해서 오는 불면증에만 산조인을 쓴다' 라고 해야한다.

여기에 민간요법과 한의학의 큰 차이가 있다. 주변에서 산조인을 먹고 수면효과를 얻었다고 다른 사람의 불면증에도 무턱대고 산조인을 쓴다면 이는 민간요법이다. 병문안을 와 주변에서 효험을 봤다는 이야기를 근거로 약을 환자에게 권하기도 한다.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 보기에는 불면증이 다 똑같은 병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불면증에도 여러 가지 원인이 있고 그에 따른 개별 치료가 이뤄져야 제대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이는 다른 질병도 마찬가지다. 예진이 '산조인을 복통에도 쓴다'라고 한 것도 민간요법일 뿐 결코 한의학적 치료라고 볼 수 없다. 만약 열(熱)이나 화(火)로 인한 복통이었다면 부작용을 나타낼 것이다.

민간요법 수준에서 한약을 복용하는 풍토는 한의학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리는 원인 중 하나다. 정확한 진단 없이 한약재만 먹었다고 모두다 한방치료를 받았다고 간주하기 때문이다. 한방치료의 효과는 단순히 천연약재를 사용하는데서 오는 것이 아니다. 열이 나면 해열제를, 설사를 하면 지사제를 투여하는 것이 아니라 한의학 나름의 철저한 원인분석을 통해 약물을 투여한다. 민간요법은 한약재를 사용할 뿐 이런 원인분석 과정이 생략된 것이다.

한 두가지 증상만으로는 결코 한의학적 진단을 내릴 수도 없거니와 약물을 선택할 수도 없다. 병의 유형이 어디에 속하는 지를 파악해야 그에 맞는 약물선택이 가능하다. 이는 서양의학도 크게 다르지 않다. 특정 약초가 설사에 좋다고 일반인에게 무턱대고 소개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다. 따라서, 식품 수준이 아닌, 약으로써의 효과를 원하는 민간요법을 실시할 때에 비전문인의 말을 따르는 것은 위험하며, 전문의의 처방을 따르는 것이 안전하다.